◇ 가을색을 바르자 ◇ 가을이 되면 누구에게나 외로움이나 쓸쓸함 가슴이 아려올정도의 가슴시림을 느끼게 된다. 아침에 문을 열었을때 느끼는 찬기운이 더욱더 가슴앓이를 하게 하는줄도 모르겠다. 어제 어느분이 아줌마가 되고나서 제일 하고픈게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을 받고 많은것을 생각해보았다. 난 단연코 주저없이 여행이라고 말하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여행이 단연코 첫손가락에 꼽혔다. 가정주부로 살면서 마음편하게 어디한번 편하게 가본적이 없는듯하다. 물론 내가 직업상 상업이란일이 내 발목을 더 묶어 놓고 있기에 더 그러하겠지만 남편이며 아이들의 끼니걱정도 그러하거니와 뒷정리 해주는일 빨래며 한두가지가 아닐정도로 그들을 뒤로한채 여행을 가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로 의해서 나의 행복의 바탕이 되기에 그저 웃으면서 지내오지만 가끔은 또 변덕스럽게 이일들이 싫어지고 여자란게 싫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또 여자이기에 즐거운일은 한가지있다. 아침을 다 마무리 해놓고 나서 깨끗하게 머리감고 씻고 와서 화장품 꺼내놓고 앉아서 나를 위해 치장을 할때는 참 행복한 시간이다. 칙칙한 얼굴에 맛사아지 크림 듬뿍 발라서 매끄럽게 손놀림 한번 끝내고 나서 화장을 하게 되면 더욱더 화장이 잘 스며들고 깔끔하게 처리되고 이가을에 어울리는 여러가지 색깔로 개성도 살려 보고나면 왠지 모를 기쁨의 웃음이 거울속에서 보인다. 난 손이 울툴불퉁 꼭 평생 일만 하다가 만 손처럼 참 못생겨서 반지도 잘 끼지않고 살아왔지만 오늘만큼은 왠지 예쁘게 가꾸어 주고 싶다. 화장대에 가서 메니큐어 하나 끄집어 내어서 정성껏 한손가락씩 색깔을 입혀본다. 손가락은 미워도 색깔은 곱디 곱다. 하늘을 향해 두손을 뻗어 놓고 호호 불고나니까 기분이 더 상쾌해진다. 이가을에 허전함과 쓸쓸함을 가을색으로 치장해 주고픈 하루다 손톱위에 가을색을 발랐지만 내마음에는 어떤 가을색으로 치장을 해주어야 할지 어떤 가을 분위기로 날 채워나가야할지 가을날의 아침을 가을색을 입은 손톱위에서 열어본다. 2000년 10월 15일 일요일 아침 지리산 아낙네 베오울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