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둘째날이다.
밤새앓았던 고열탓에 얼굴이 영 핏기가 없다.
둘만 여행을 오니 좋은점. 평소에는 내가 아파도 "조심하지" 하고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남편이 밤새 간호하며 물수건에 맛사지에 온갖 정성(?)을 다한다. 걱정스러운 위로와 함께...
나중에 알고봤더니 이 남자. 이렇게 아프다가 타국에서 구급차 불러야 할까봐 겁이 나서 그랬단다.
8시쯤 노크와 함께 "봉주르~" 하며 아침식사가 왔다.
크로와상과 바게트. 파리산 오리지날이다.
커피라고 왔는데 우리나라 도자기로 만든 술잔보다 조금 큰 잔에
진하디 진한 그야말로 커피죽같이 생긴 액체에 생크림과 설탕이다.
남편은 그래도 보름쯤 마셨다고 익숙해져서 잘도 마신다.
뜨거운 우유가 있어서 커피우유 만들어 마시고 갓 구워낸 빵에 발라먹
는치즈는 오묘한 맛을 내며 혀를 즐겁게 했다.
10시쯤 관광을 위해 나갔는데 날씨가 생각보다 춥고 두통때문에 걸을 수가 없어 다시 방으로 들어와 5시간을 다시 잤다. 이곳까지 와서 정신없이 잠만잔다.
3시쯤 깼는데 꼭 거짓말같이 한달간을 괴롭혔던 두통이 사라졌다.
너무도 상쾌하고 몸이 가벼워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오늘은 늦었으니 에펠탑정도만 가기로 하고 METRO(파리의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이곳은 지하철로 구석구석 갈수 없는 곳이 없다고 한다. 모든 빌딩에서 지하철역이 500미터 이내이니 얼마나 편할까.
METRO는 1900년 7월에 오픈해서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때 생긴 라인이 지금의 1호선이라 한다.
8프랑을 내고 표를 사서 지하철을 탔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코디언 선율에 깜짝놀랐다. 말로만 듣던 거리의 악사들...
지하철에서, 공원에서 어느곳이든지 그들의 음악을 들을수 있어서 좋다.
에펠탑을 가장 아름답게 보기위해서는 9호선 트로카데로역에서 하차해야한다. 지하에서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나오면 눈앞에 반원형의 궁전이 보이는데 파리 시내에서 에펠탑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이 궁전의 테라스. 이 궁이 샤이오 궁이다. 샤이오 궁에서 분수를 향해 퐁디에나를 건너면 바로 에펠탑이다. 웅장했다.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에펠에의해 세워졌다고 하니 역사가 100년이 조금 넘었다. 때마침 일요일이라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무척이나 많은데. 반가운 한국말도 들리고, 아뭏든 사진들 찍느라 정신이 없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꼭대기까지 갈수있다고 해서 줄을 찾아보니. 세상에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포기. 1인당 60프랑. 120프랑 굳었다.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 더 아름답다 하는데. 어쩔수 없지.
유람선을 타기위해 선착장으로 출발.
그 유명한 파리의 유람선은 가장큰 유람선회사의 이름이 대명사처럼 불린다. 바토무슈. 세느강을 거슬러 다시올라오는 코스로 한시간이 걸렸다. 세느강. 이 단어만 들어도 가슴설레고 가고 싶었던 장소이기에 더 열심히 채취를 느끼려했건만 내가 무딘건지. 별 감흥이 없다.
그냥 우리나라 샛강정도의 넓이에 별 장식도 없고....
한가지 한강처럼 강변에 고층아파트로 경관을 막지 않았다는 점.
강은 강으로서 자연그대로를 간직함으로서 관광자원이 되지 않았을까한다. 그런데 남편하는말이 밤에 배를 타면 또 틀리다나.
참 유람선 타기 전에 강가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중국 화가에게
남편. 나 10분정도 모델이 되었다. 돈을 내는 모델도 있나?
2장에 깍아서 150프랑정도 지불한 것 같다.
많이 걸어서 피곤하고 배고파서 일단은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기로 하고 또 걸었다. 땅만보고. 혹시 개*이라도 밞을까봐.
개의 천국. 그래서 개*이 많다. 그래도 파리 시내에는 그것들만 처리하는 차가 다니기에 생각보다는 괜찮다.
밥먹고 야외카페에서 커피마셔야지....
혹시라도 남편 잃어버릴까봐 손가락을 끼우고 걸었다.
여기에서 남편 잃어버리면 국제 미아되니까는. 유일한 나의 통역관.
나버리고 도망가지마.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