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 동안에는, 긴장되며 불안한 마음에 초조하기 그지없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날에 진료실 문을 밀고 들어서니 인자한 의사선생님은 환자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서 이말 저말 예쁜 말로만 물어오니 나는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고 의자에 앉으며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은 "환자분은 참 성격이 차분하신가봐요?" 하고 물어온다.
"네에! 선생님이 어려워서요?! 하고 미소로 답례를 올리니 "네? 내 가 요? 어유 않인데 에!" 하곤 역시 너그러운 미소로 " 관리를 참 잘하시나봐요?" 하고 물어온다. 나는 더 편안한 마음에 "네! 선생님! 전 일상을 그냥 규칙적으로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하곤 게면적어서 머뭇거리고 앉아있는데, 선생님은 "검사결과가 모두 괜찮네요?!" 하신다. 나는 긴장해서 졸았던 마음이 확 풀리면서 "아유 네에!?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곤 허리굽혀 인사를 정중하게 올리고 선생님의 인자한 미소를 뒤로하고 진료실을 나오는데 내어딛는 발걸음에 힘이주어지며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매년 년말이면 정기검진 차 이 병원 저 병원을 내원하면서 마치 병원을 쇼핑하듯이 남편건강과 자신을 건강을 챙기기에 몇 일은 바쁘게 움직여야 됐었다. 검진 후 일주일이 지나면 또 결과를 보러 가야되니 그럭저럭 결과까지 끝내려면 약 한 달이라는 시일은 잡아야 된다. 매년 연중행사로 어김없이 포용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불유쾌한 행사지만 모두 마무리를 짖고나야 보내는 해에 우정의미로 안녕을 고할 수 있기 때문에 심신에 홀가분한 미소를 포용하게 된다.
남편의 병수발을 긴 세월동안 거치면서 신체의 중요부분을 두 곳이나 적출술을 한 몸이기 때문에 나의 매년 정기검진의 행사는 절대적인 필수요건이다. 그래도 자신만의 노하우로 약 복용과 운동요법으로 병행하면서 또 일상을 규칙적인 생활로 고수함이니 삶에 색깔에 미약하지만 그런데로 만족하고 있다. 나는 안암동 고대병원을 다니는데 검사가 있던 날은 한파가 오기 전 이어서 가로수들인 푸라타나스 나무잎들이 그대로 남아 나뭇가지에 풍성하게 미소짖고 있었는데...
어제 검사결과를 보러 가면서보니 지난 밤 몰아닥친 한파와 거센바람의 흔적들로 풍성하던 가로수들의 나뭇잎들이 우수수 낙엽의 몰골로 인도와 도로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난 새삼 자연섭리의 순리를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우리네 인생사 행로의 전처를 밝는 것 같은 느낌에 쌩쌩 굉음의 서슬바람 소리에도 서글픈 생각까지 들게했으니 벌써 2001년 도를 몇 일 남긴 이 심정은 연초에 계획의 차질에, 아주작은 계획이지만, 잔변의 느낌으로 다가오니 영 게운칠 않고 그냥 어깨에 무게가 실린다.
손 바닥만한 낙엽들이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구는 모습들은 지나는 길손들에겐 낭만적인 시각일 수도 있겠으나,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은 그 혹한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수행을 과묵한 표정으로 일관하면서 있음이니, 쉼없는 비질로 쓸어모아 놓은 낙엽들이 휙휙 몰아치는 바람의 심술로 흩어지기 일쑤이니, 마치 아저씨들게 악을올리듯이 낙엽들이 휘리락~ 하며 깨끗하게 쓸려진 도로로 다시 쌓이는 것을 보면서 난, "바람아~ 제발 아저씨들이 낙엽들을 다 치울 때 까지만이라도 얌전해 주면 좋겠는데" 하고 생각을하니 그 분들의 노고에 죄송한 맘까지 들었다.
안암동 주택가 골목에는 아직도 군데군데 나즈막한 한옥들이 줄을잊고 있어서 그 곳을 지나칠 때면 왠지모르게 친근감에 한 번 더 낮으막한 한옥 기와지붕을 쳐다보게 되곤하니 마치 친정동네의 시각으로 다가올 때가 많았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옥은 한 가구 두 가구 줄어드는 반면에, 높디높은 빌딩들의 출연으로 키가 작은 한옥들은 더 낮게만 보여지며 거리를 지나다가도 고개를 쑥 내밀고 찾아봐야 할 정도로 한옥의 수효는 감축되는 현상이니 괜시리 서운한 맘까지 들게했다.
한옥촌이 빌딩 숲으로 변하고 있음이니 한옥에 비추는 일조량의 양도 부족하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는데, 미화원 아저씨들은 여전히 비질을 하시는라 여념이 없었고, 수북히 쌓아놓은 푸리타나스 낙엽 위에서는 검정강아지 두 마리가 무엇이 그렇게 신이나는지!! 서로 몸을 엉켜가며 이리 뒹굴고 저리 자빠지며 마치 낙엽의 푹신함에 좋아죽겠다는 표정의 눈빛으로 놀고있은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강아지들 앞에서 비질을 계속하시는 미화원 아저씨가 강아지를 데리고 함께 출근을 하셨나보구나 아! 하곤 생각이 들면서 그냥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지금도 그 귀여운 검정 강아지들의 귀여운 표정이 상기되면서 아저씨와 강아지가 더 건강하기를 비는 마음이며, 지난 번 신문 기사에서 환경미화원 공채 모집에서 7명을 뽑는데 무려 56명이나 몰렸었다고 했다. 그 중에는 대졸자도 두 명이나 포함 ?獰駭鳴?하는 기사를 읽으면서, 고 학력자들의 취업실태의 심각성을 새삼 절감하게 했었으며, 그리고 미화원 급여가 월 목욕비를 포함해서 150~170만 원이라고 하니, 이 경제불황의 시점에서 높은 급여라고 생각되기 때문임이니 고 학력자들의 관심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했다.
그러나, 미화원의 직업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닌것으로 볼 때에 급여가 좀 작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조만간 급여인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갖게했다. 사실 머리를 쓰는일의 작업이 아니라해도 그 분들의 쉼없는 노고가 없다면, 우리가 이렇게 쾌적한 환경속에서 일상의 색깔들을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니,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며 쓰레기 분리작업을 생활화 할 것을 다시 또 새삼 다짐을 했다.
년말을 몇 일 앞둔 이 시점에 서서 우리 모두의 가정에 막힘이 없는 탄탄 대로의 행로 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니 자만과 과욕을 접고, 주어진 일에 소신 것 최선을 다할 때에, 매사 일상이 건강한 삶이 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임이니, 나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겸허하게 주어진 일상에 임할 것이며, 남편이하 모두 정기검진 결과도 양호하다고 했으니, 맞이하는 신년 새해에도 다소곶이 눈 아래를 직시하며 최선을 다 하리라고 다짐 또 다짐을 나 자신에게 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