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2

기다림의 나이


BY 하비 2000-10-14

어렸을적부터 꿈꾸어 오던 것이 있다.
항상 나는 좀 나이가 빨리 들었으면 하던건데
대학을 졸업하기전
대학을 들어가지 않고 취직을 한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정말 재미없는 수업이나 친한 친구들도 내게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였고 그저 동아리방이나
전전하던 내겐 그 친구들이 참으로 부러웠다.
글쎄, 그들이 보면 또 나를 부러워할수도 있었겠지.

그러면서 난 빨리 27살이 되고 싶었다.
그러면 웬지 나의 모습이
어느정도는 정돈되어 있을것만 같았다.
취직을 해서 돈을 벌고 있든지 아님 결혼을 해있던지...
그러면서도 조금은 낭만적으로 생각했었나보다.

27살이였던 그해는...
정말로 내게 힘든 시간이였다.
첫아이를 낳아 7일만에 아기가 폐렴으로 입원하는것을
시작으로해서 내 27번째 해는 온통 병원으로 전전해야만 했다.
그렇게도 기다리던 나이였는데...
생일도 병원에서
결혼기념일도 병원에서...후후훗!

그리고 나는 또 30살을 기다렸다.
어느정도는 내게 안정된 삶이 기다리고 있겠지하며...
30살이 되는 정월달부터 내겐 정말이지 참을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였다.
남편과의 다툼이 가장 많이 있던 해였다.
처음으로 크게 남편과 다투던날은 내 이젠 다시는
기다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리워하는 나이를...
많이 울고 많이 마음 상하며 보낸 서른살이였다.
정말 개구진 아기때문에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내 자신에 짜증스러워하며 맘상해하고
내 생활에 하나의 도움을 주지 않는
남편으로 인해 많이 울고...

그리고 이제 나는 35살이 되었고 계속해서 기다리던
나이들이 아기들과 연관되어져 있던 것처럼
또 나는 즈믄둥이의 엄마가 되어있다.
그런데 난 또 42살을 기다리고 있다.
항상 머피의 법칙처럼
아름다움을 기다리고
뭔가 이루어져있음을 기대했왔던 내게
번번히
소망을 깨는 기다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기다린다.

하지만 이전처럼
그저 아름답고 뭔가 이루어져있음만을 기다리진 않는다.
지금부터 7년간의 세월을 잘보냈다고
내 스스로에게 박수를 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포기할 줄도 알고 그러려니 할줄도 알며
이해와 배려도 할줄 아는 그런 나이...
난 지금 42살을 기다린다.

기다림...
설레고 흥분된 마음으로
난 이제부터 7년을 충실히 성실히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다릴것이다.

그때가 되면
내 사랑하는 남편은 중년
내 소중한 큰아이는 고등학생
내 소중한 작은 즈문둥이는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된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7년을 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