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쒸--- 첫낱말부터 욕이 나온다..
도대체 누구야?
이렇게 어리버리한 나를 열받게 한 사건이 오늘
또다시 터지다니..
오랫만의 나만의 시간.
신랑은 출근하고. 하나밖에 없는 나의 금쪽같은
아덜래미는 일찍감치 유치원으로 퇴출시키고.
혼자서 유유자적 낭만을 때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받을까 말까? 중요한것이면 어떻혀.. 받아야쥐..
"올케. 뭐해? 할일 없지? 우리집좀 봐줘..
열쇠를 애들이 다 갖고 가서 내가 집을 비울수가 없네
내가 금방 나갔다 올테니 집좀 봐줘"
누구의 엄명이라고. 감히 내가 반항을 할까.
근처에 사는 울 시누의 낭랑한 목소리가 나의
잠깐의 여유로움을 깨뜨려 버린다
궁시렁 궁시렁..
시누이 집에 도착, 시누이는 급한 볼일로 나가버리고
할일이 없어진 나는 입이 궁금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것은 없고... 젠장,
며느리의 삶은 고달프다,,
베란다에 나가보니 왠 병맥주가 덩그라힌
나 잡아잡슈하고 있네.
아마 요즘은 날씨가 추우니 냉장고 않넣고 베란다에
놓나 보지...
가만. 근데 누가 벌써 조금 마셨나 본데..그래도 아직
많이 있으니깐 내가 마저 먹고 버려야 겠다.
집에서 못다 이룬 여유를 비록 어려운 시누이의 집에서
혼자서 마저 낭만을 즐거야 겠다. 베란다에 앉자서
맥주를 홀짝 홀짝-- 캬악 좋다.
안주도 없고 따라주는 사람없지만
이몸.. 분위기에 살고 분위기에 죽는다 이말이야.
좋다--
근데 가만--- 이게 뭐지?
.
.
.
건더기? 왠 건더기?
.
.
.
담뱃재? 우엑-- 우엑--
누가 베란다에서 담배피우다가 병에다가
털었나 보다? 누구? 조카밖에 없는데
으이구---
그 좋던 기분 다 날아가고
시누이 집에서 웩웩거리고.
집에 와서 마저 웩웩거리고.
왜그러냐고? 임신했냐고 하는 시누이의 말에
대답도 못하고 어리버리한 여편네
다시는 남의 집에서 절대로 모르는 술은
않먹기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