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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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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67) *나누는 즐거움*


BY 쟈스민 2001-11-30

며칠간의 안개비를 걷어낸 하늘이 참 곱습니다.

파란하늘 아래로 멀리 보이는 산허리 자락에도 소리없이 겨울이
내리고 있습니다.
도시는 마치 한폭의 선명한 그림이 포근히 감싸안은 듯 맑은날입니다.
지나가는 바람에서도 이젠 제법 겨울의 내음이 납니다.

어제는 기다리던 밀감이 왔습니다.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서 풀어본 박스 안에는
보낸이의 고운 마음이 잘 담겨있었습니다.

글을 쓰시는 분을 주인으로 만나서인지 밀감나무 잎사귀 가지에
매달린 귤 몇개가 친구들과 더불어 싱그러움을 더해주었습니다.
반질 반질 얄밉게 생기진 않았지만, 수수하면서도 정이 묻어날 것만
같은 농사지은 이의 땀과 노력이 결실되어져서인지 넉넉해 보입니다.

사무실 식구들과 작지만 뭔가를 나누고 싶어서 노란 밀감을 먹으며
제주도 이야기를 합니다.

아주 작은것이지만 나누면 즐거움이 두 배가 되는 듯 합니다.

내리는 어둠을 뒤로 하고 이웃에 사는 시누이네집에도
밀감을 가져다 주러 갑니다.
집에 가면 할일이 태산이지만 누군가에게 뭔가를 준다는 일은 참
즐겁기만 합니다.

얼마전의 일요일에는 시골에서 가져온 고구마와 각종 야채를 넣어
야채튀김을 만들었지요.
이웃에 사는 시누이 생각이 나서 가져갔더니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시누이는 빈그릇을 돌려주기가 그랬던지 이번엔 찹쌀경단 곱게 빚어
노오란 빵가루에 묻혀서 가져다 줍니다.

오고 가는 작은 나눔의 정이 새콤 달콤 우리의 사는 맛이 아닐런지요?

받을 것을 기억하고 살기 보다는 자신이 먼저 뭔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단 생각을 해 봅니다.
결코 커다란 것이 아니고도 마음으로 나눔을 전하면서 사는 일은
기분좋은 일입니다.

아무것도 이루어 놓지 못하고 또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달을
맞이하려 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그 무엇이든 나눌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그것은 사랑일수도 있고 ... 아주 곧은 믿음일수도 있을 겁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빛이 하도 파랗고 예뻐서
친구와 함께 한참을 올려다 봅니다.

친구와 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결코 힘든 것만이 아닐거라는
작은 위안을 서로에게 나눠주며 일터로 돌아갑니다.

이런 나눔들이 우리곁에 있어서
우린 겨울바람에도 시리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이 방에 머무시는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