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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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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세요~어머니!


BY ggoltong 2001-11-19

간밤에 순대 한접시 해치운 그녀
어째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바짝 바짝 마른다.
그렇게 새벽까지 화장실을 오락가락한
그녀는 아픈 배 움켜쥐고
동이 트기만을 기다렸다.

그녀가 화장실 출입을 문턱 닳게
한 줄도 모르는 그녀의 남편.
아침에 사색이 된 그녀를 보고
맨 처음 한 일은 온전히 잘 있는
눈을 뒤집는 일였다.

졸지에 눈꺼풀 뒤집힌 그녀
"아파 죽겠는데 뭐하는거야~에구구"
그러자 걱정이 되어 죽겠다는 표정의
그녀의 남편,
"많이 아픈것 같아서 말야. 안되겠다,자기
병원부터 데리고 갔다와야겠어. 일어날수
있겠어?"
새벽에 잠한숨 제대로 못잔 그녀는
병원가서 목숨을 늘리고 오는것 보다
차라리 잠이나 실컷 자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남편을 안심시키는 둥 마는둥
그녀는 급구 병원가는것을 사양했다.

컴퓨터 모니터앞에 앉아있는 그.
그녀가 걱정이 되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녀를 만나고 지금까지 이렇게 아파 골골 하는
그녀는 처음본다.
어간히 아파서 아침 출근하는 신랑 빠빠이 안할
그녀가 아닌데..그는 아무래도 혼자 집에 두고 나온
그녀가 걱정이 되어서 참을수가 없었다.
전화를 해볼까..?
아니지,
전화를 하면 행여 잠을 깰수도 있으니
전화는 참아야지...에고? 그러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소심한 그,
어째 뒤집었던 그녀의 힘없는 눈동자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어떤 사람은 급체해서 죽기도 한다는데...안되겠다,
그는 그의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아들에게서 전화를 받은 그녀 시어머니.
아들의 전화를 받자마자 부리나케 옷을 입고
택시를 잡아탔다.
순식간에 날라온 그녀의 시어머니. 조용히 잠자던
그녀의 평화를 열심히 벨을 눌러 깨버리고 있었다...

"누구..세요?"
"내다. 아프다면서! 얼른 문열어봐라"

딸칵-

문이 열리고 그녀를 마주한 시어머니.
원 머리는 새집지어 새가 열두마리나 날라다니고
집안꼴은 당연 말이 아니다.
얼굴은 허연하니 핏기가 없어보이고
당연 피부는 푸석푸석 해보인다.

"괜찮은데 뭐하러 오셨어요..."
그녀는 대충 시어머니가 앉을 자리를
봐드렸다.
쇼파에 앉은 시어머니.
어째 심상치가 않아보인다.
괜히 주섬주섬 머리를 만지고 옷에 묻은
보푸라기를 떼는 며느리에게
그만 침대에 가서 누우라고 했다.
누우라고 한다고 홀딱가서 누우면
그건 마이너스다.
그녀는 괜찮다며 계속 딴전을 비운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거냐?"
"속이 답답해요..어제 뭘 먹고 잤는데
체했는지 손도 저리저리하구...또 맥이 빠져서
죽겠네요..."
그녀의 시어머니는 자리를 옮겨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 손을 잡아보니
손이 얼음장이다.

"너 단단히 체했구나? 뭐하러 잠자리나 들지
먹고 자고 그러냐?"
그러자 괜스리 툭터져 나온 한마디.
"갑자기 순대가 먹고 싶어서 그이한테 사오라고
했더니 엄청 많이 사왔잖아요...따뜻할때 먹으면
맛있을것 같아서 안남기고 먹었더만..."
피식~그녀가 말하고도 우스워 혼자말하고 혼자 웃어버렸다.

갑자기 순대가 먹고 싶다던 그녀의 말을 듣고
그녀시어머니는 별안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갓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필시 이거는 애가 서는 거구나...
그래서 다급한 마음에

"아가, 너 생리 언제 했니?"
갑자기 민망한걸 물어보는 시어머니..
그녀는 눈이 ?∮瀏≠??대답대신 왜.요~했다.
"아,생리 언제 했냐니깐~"
"네..한 두달 전에 하고 아직 안왔어요."
시어머니는 며느리 아픈걸 잊기라도 한듯이
덥석 며느리 손을 잡았다.
"아가~너 애 서나 보다~ "

갑자기 애기 이야기를 해서 놀란 그녀.
분명 순대 먹고 체한 나를 왠 임신이라 말씀하시는지..
"혹시 너 소화제 먹었냐? 먹으면 안돼는데~!"
시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쳐다봤다.
"아니요.. 아직 약 안먹었어요."
그녀의 안먹었다 말이 나오자 무섭게
그녀의 시어머니는 허리춤에 붙어있는
옷핀 하나를 빼어들었다.
그리고 긁적긁적 머리를 두어번 긁더니
코로 훈김을 쏴악 씌운다.

시어머니의 주술을 보는것 같은 그녀는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무엇하시려고 옷핀을 잡아 빼시나..
"어머니..뭐하시려고 그러세요?"
그러자 자신감과 기쁨에 슈퍼시어머니로 변한
그녀는 며느리 손을 쥐어들었다.

"옛부터 이렇게 하면 쳇기가 쫘악 가신다.
좀 따끔해서 그렇지 따다보면 시원~하다."
"아니..어머니,괜찮아요. 저 이런거 한번도
안해봤어요~어떡해! 저 안할래요~~~~"

그녀 시어머니는 며느리 손을 와락 앞으로
끌어 손톱위에 한방씩 침을 놨다.
시커멓게 피가 나오자
더욱 신이난 시어머니
"거봐라~이래야 낫는다니깐. 요 쌔카만 피가
나오고 나야 잠을 자도 편히 자는거야~!"

그녀는 순식간 바늘로 찔리고 나서인지
울상을 짓고 있다.
그리고 임신이긴 무슨 임신이라고
넘겨짚으시나 싶어 괜스리 아픈 손을 보니
짜증이 났다.

시어머니는 병원에 가자고 한다.
당장가서 손주녀석인지 아닌지 확인을 하자고 하신다.
그녀는 임신이 아닐거라고,
원래 불규칙하다고 말을 했다.
허나 애 낳아본 사람말을 들으라는 그녀 시어머니말에
어쩔수없이 병원에 끌려갔다.

그리고 애 낳아본 사람 말이 맞는건지
임신이라는 소리에 넋이 나가는것 같았다.

날라갈듯 좋아하시는 시어머니.
아직도 아픔에서 못헤어나는지
말귀를 못알아듣는 그녀.
병원문을 나서고 집으로 돌아온 두 고부간은
뜻밖의 소식에 기뻐서 어쩔줄 몰라했다.

이부자리를 봐준 그녀 시어머니.
편히 잘 자라고 한다.
그리고 사뿐히 손을 한번 쥐어보니
아직도 냉냉한 기가 남아있다.
"안되겠다, 한번 더 따야지. "
그러자 경악하는 그녀.
"괜찮아요,어머니. 곧 나아질거예요."
그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애 서면 잘먹어야 하는데 체끼가 남아있으니
못쓴다며 옷핀 콧김으로 휘익 하더니
이내 그녀 손을 난도질했다.

그리고 눈물 뚝뚝 흘리며 잠을 청한 그녀
혹여 시어머니가 또 시술을 하실까봐
손을 꼭꼭 숨기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날이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