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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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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 환호성을 지르다' "와~아"


BY 희야 2001-11-15

가을이라는 계절은 도심 한 복판에도
멋진 황금색과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점심때쯤..
세살짜리 딸 아이와 함께 은행으로 신발가게로해서
이리저리 볼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도 불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가세하여 초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하는 날씨..

떠나가는 가을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딸 아이의 손을 잡고
인도에 나뒹구는 수 많은 낙엽을 기절시키며 한발,두발,
따복따복 걷고 있었는데..

뒤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소리
"우~수수수수수수수"
그 소리는 바람소리가 아니었다.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바람에 몸을 맞긴채
내동댕이 쳐지는 단풍잎들의.안간힘..이었던것이다.
저마다 제 몫을 다하고,
이.. 늦은 가을 서로의 몸을 부딪껴가며 헤어지는 아쉬움의 표현.
정겨운 포옹 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멋졌다.
하얀겨울에 내리는 백설의 아름다움에 비하랴..

잠깐동안 이지만 멋진 광경 이었다.
갈 길을 가다말고 잠시 취해본다.
우 ~ 수수수수수 "우~~~수수수수수수수
바람이 더 멀리 날려주고 있었다.
길 바닥에 뒹굴던 낙엽들까지도 합세하여

더.. 멀리...
더.. 빠르게...


뒹굴어가기 시합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의 세 살짜리 딸 아이,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 와 아 ~ ~ ~"
아이는 폴짝폴짝 뛰며 환하게 웃고 소리지르며 야단이 났다.
지나가는 아줌마, 버스를 기다리던 아저씨.
모두다 아이를 쳐다보며 웃는다.

서로가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잠시나마 친근한 이웃들처럼 서로에게 미소로 화답하는 순간이었다.

몸도 마음도 웅크리는 계절에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웃어본게 언제이던가..

오늘의 날씨가..
오늘의 바람이..
오늘의 낙엽이..
나에게 나의 딸 아이에게 멋진 가을을 남겨 주었다.

아주 잠깐동안 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