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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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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들의 판결을 받아들이겠습니다.


BY ns05030414 2001-11-13

사랑하고 결혼하면 그 다음 부터는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아야 되는 것이 옛날이야기의 끝이다.
그래서 여편과 남편도 결혼만 하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인 줄 알았다.
부부싸움이라는 무시무시한 복병이 기다리고 있을 줄을 어찌 꿈엔들 짐작이나 했으랴?
세상이 옛날과 달라져서일까?
여편과 남편의 결혼 생활은 옛날이야기의 끝 부분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다.

"여보, 치약을 쓰면 뚜껑을 닫아야 되잖아요!"
"그게 뭐 그리 중요한 것이라고 여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거요."

"오늘이 내 생일인데 우리 밖에서 외식합시다."
"할머니도 계신데 그냥 집에서 먹기로 합시다."

"가계부 좀 쓰라는데 왜 그리 말을 안 듣는거요?"
"사람 참 피곤하게 구네, 난 그런 것 못 하니 당신이 하세요."

"집이 이게 뭐요? 남편이 집에 돌아 올 시간에 아이들 야단을 꼭 쳐야겠소?"
"하루종일 아이들 하고 씨름하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뭐라구요?"
......
......
눈만 뜨면 싸울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편과 남편은 열심히 싸워 싸울 일들을 없애 보려 했지만 싸워도 싸워도 싸울 일은 자고 나면 또 생겼다.
여편도 남편도 싸우는 일이 지겨워졌다.
이제 그만 싸우고 싶었다.
그러나 여편과 남편은 어찌해야 싸움을 그만 둘 수 있는 지 방법을 몰라서 싸우고 또 싸워야 했다.


아이들도 자라면서 나름 대로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기 마련이다.
여편과 남편의 부부싸움을 지켜 보면서 자란 아이들은 어쩌면 여편과 남편의 실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여편은 아이들을 상대로 가끔씩 남편의 흉을 보기도 한다.
이럴 때 딸은 무조건 엄마 편이다.
그렇지만 여편은 안다.
자신에게 잘못이 있을 때도 많다는 것을...
잘 난 체를 좀 해서 그렇지 여편은 양심은 바르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여편은 딸의 판결에는 굴복 할 수가 없다.
아들은 딸과 달리 어려서 부터 나름대로 공정하려고 애를 썼다.

아들이 자라서 만 십 팔 세가 되었다.
여편은 아들에게 도로 운전 연습을 시키면서 남편의 흉을 봤다.
남편의 성미가 급하다는 것에 아들은 동의했다.
남편이 욕심이 많다는 것도 아들은 동의했다.
대부분의 부부싸움의 원인을 남편이 만든다는 것에도 아들은 동의했다.
여편의 생각이 대부분 옳다는 것을 아들은 인정했다.
여편이 화 낼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음도 인정했다.
아들은 여편의 주장을 신중하고 주의 깊게 경청했다.
그리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여편과 남편의 부부싸움은 여편의 반칙패라고...

아들은 그 판결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아빠가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엄마는 아빠를 계속 공격하잖아요.
그럴 때 엄마는 마치 권투 시합에서 상대방이 KO패 당해 쓰러져 있는데 그 얼굴에 펀치를 날리는 사람처럼 야비하다구요."
여편은 아들의 지적에 한 마디 틀림도 없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흐이그 똑똑한 내 아들, 엄마는 그 판결을 받아들여 앞으로 아빠에게 지나친 잔 소리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마. 그 동안 너희들 앞에서 못난 모습을 보여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