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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후기]바퀴벌레 한 쌍


BY 노명희 2000-10-10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 높아만 가는 가을날.
아이들과의 일상 생활.
매일같이 반복되는 하루 하루를 접어놓고 저희 부부는 행운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갖는 둘만의 여행이기에 5살 된 딸아이와 10달이 갓 넘은 아들을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했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라 살포시 낭군님 어깨에 기대어 내려다보는 아래 세상과 하얀 구름이 정말 아름답더군요! 비행기 창가로 손을 내밀면 잡힐 듯한 구름. 1시간 20분 정도 가 지나니 아니 벌써 제주도!

제주도에 가니 가이드 배민영 차장님아 나와 계시더군요. 배민영 차장님은 '타임머신 타고 신혼여행'을 협찬한 지스코사 직원입니다.
저희는 공항에서 5쌍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분위기가 어색했지만, 검은 돌담과 도로 옆으로 춤을 추는 바다를 끼고 달리는 동안 그런 마음은 곧 사라져버렸답니다.

저는요 연애를 해서 결혼을 했지만 연애 기간이 너무 짧아서 요번 여행에서 결혼하기 전 기분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을 잘 알았는지 저의 반쪽도 저와 호흡을 착착 맞추더군요. 그래서 부부는 일심동체인가 봐요!

상큼한 풀냄새가 나는 정원을 걸을 때에도, 시원한 바람과 짠 냄새가 날리는 바닷가에서도 우리는 언제나 손을 놓지 않고 지냈어요. 그거 아세요? 손을 놓치면 팔짱을 끼고 팔짱을 놓치면 제 어깨가 사랑스러운 신랑 팔에 감싸여 있었다는 거요. 이렇게 우리는 떨어질 줄 모르는 한 쌍의 커플이었답니다. 매일같이 신랑은 유모차를 끌고 저는 큰아이 손을 잡고 짐을 들고 다니던 저희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지리라 그 누가 생각을 했겠습니까! 마치 동화 속 주인공처럼 마음속에만 담아두어야 했던 연애 기분을 원없이 풀고 왔습니다.

이런 저희는 어느새 놀림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부러우시죠?) 다들 부러워했거든요. 이런 저희 부부에게 붙여준 별명이 있어요. '바퀴 벌레 한 쌍.'

구경할 것도 많고 속삭일 사랑도 많았던 너무나 뜻깊고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은 스트레스 쌓이는 직장 생활과 반복되는 일상 생활을 잠시 접어둔 채 저희처럼 단둘이 여행을 즐겨보세요. 새로운 활력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경비 문제요? 그거라면 저희처럼 기회를 잡으시면 되시잖아요. 서로의 사랑도 두터워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더 넓어지며 서로를 아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