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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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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 대폭발 사건


BY ysjblw 2001-11-12


2주전의 일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딸아이는 컴퓨터를 하러
제방에 들어가고 남편과 나는 TV를 보다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꿈인듯 이상한 세계에서 헤매다가
갑자기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에 그만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보니 남편과 침대가 온통 피투성이였다.
나는 남편의 모습에 너무 놀라 소리 지르고 남편은
그러는 나를 붙들고 괜찮냐며 걱정을 한다.
우리는 순간 요즘 흔하게 발생하는 가스폭발 사건?
둘의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우리는 아이가 걱정이 되어
방문을 열고 아이의 방으로 가려는데
딸아이도 요란한 소리에 놀라 방에서 나오다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질렀다.

나는 딸아이를 끌어 안고 진정을 시키고
남편은 사태파악을 위해 다시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딸이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엄마 이게 무슨 냄새야?"
"냄새?" 난 딸아이의 말에 코를 벌룸거리며 냄새를 맡아 보았다.
아! 이럴수가 그 냄새의 범인은 포도주였다.

지난번 친정 어머니가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가져다 주시며
좀더 익힌다음에 먹으라고 하시기에 무심코 침대 옆에 두었었는데
그걸 깜박 잊고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보일러를 켰던 것이다.
포도주는 더운 기운에 끓어 올라 그만 폭발 하였고
천정이며 침대 온 방안을 붉은 핏물처럼 물을 들였다.

안방문을 열자 남편 어이없어 하며 침대에 걸터 앉아 있고
남편 보기에 면목이 없어진 나는....
에구에구 창밖이 훤히 밝도록 닦고 빨고 방치우느라
밤을 꼴딱 새웠다.
방은 대충 치웠다고 하지만 포도주의 냄새가 코끝에서
떠나질 않아 아직도 어지러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