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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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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50


BY 녹차향기 2001-02-02

여러분!
먼저 50회라는 숫자가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여러분과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아름답게 늙어가는 저희 시어머님 이야기에, 그리고 저의 사소한 일상이야기에 사랑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제 손목엔 테니스할 때 쓰는 손목아대가 채워져 있어요.
이 시간에 웬 테니스?
테니스치다가 아픈 손목이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운동으로 아픈 손목이 아니라, 일을 많이 해서 손목이 아프답니다.... ㅠ.ㅠ
안티프라민처럼 파스냄새가 심하게 나는 연고를 한참 문질러 바르고 결국은 거기다가 테니스아대를 했지요.
저녁에 어머님께서 계속 맛사지를 해 주셨지만 별로 차도가 없네요. 하지만 이렇게 컴 앞에서 자판 치는 것엔 크게 무리가 가지 않으니 정말 좋습니다.

한달에 얼마정도의 용돈 쓰세요?
순전히 내 자신을 위해서요.

오늘은 이 민감하기 짝이 없는 주부들의 용돈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어요.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어야 한다"
명언 아니예요?

저 또한 한달에 제 자신을 위해 그리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오가다 길에서 눈에 띄는 티셔츠 구입하고, 운동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쓰임이 되는 화장품류(워낙 조금씩 바르는 지라 남들은 제가 화장도 안 하는 줄 아니깐요... ), 그리고 한달반 정도 미장원에 가서 머리 손질을 하고, 슬리퍼를 산다든지, 몇개월에 한번 정도 예쁜 핸드백이 아니라 쓰임이 좋은 핸드백을 구입한다든지....

하지만 길거리표 셔츠나 바지는 한철을 입고나면 늘 너덜너덜해지고 싼맛에 구입했기 때문에 다음철에 다시 입으려고 꺼내면 선뜻 손이 가질 않죠.
그것은 물건이 싸다는 이유가 먼저인지, 아니면 본래 디자인과 재료자체가 뒤떨어져서 품위가 없는 것이 먼저인지....

하지만 주부가 자신을 위해서 과감하게 물건을 산다는 일은 또 얼마나 망설여지는 일인지 다들 잘 아실거예요.
이 돈이면 아이 학원비 하나는 해결되는데...
이 돈이면 친정엄마 옷을 하나 살 수 있을까?
이 돈이면 남편 와이셔츠를 살까?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사러 나왔다가는 번번히 아이들 것이나 남편의 것 혹은 시집식구나 친정식구의 물건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몇번씩 있으셨지요?

그리고 모처럼 외출할 때 장롱문을 열고는 한숨만 푹푹 내시며 도대체 무얼 입고나가야 할지, 어떻게 코디(말이나 되는가? 코디라는 것이)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 진짜 울고싶어지거든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내 자신인데 어떻게 그걸 그렇게 쉽게 잊게 되는 지 모르겠어요.
낼은 나가서 멋진 코트를 하나 사렵니다.
(헉! 진짜 그럴 수 있을까?)

텔레비젼 토크쇼에 제가 젤 좋아하는 안문숙씨가 나와서 그러더군요.
돈 = 마음이다.
"마음이 가는 만큼 돈을 쓴다"
어쩜 그리 정곡을 찌르는 말인지요.
쉽게 내 자신을 위해 돈을 꺼내지 않았고, 사도 꼭 제일 변변찮은 것을 골랐는데 이제 우리 그러지 말기로 해요.
그렇다고 무조건 돈을 많이 쓰자는 것은 아닌 거 아시죠?

값비싼 물건으로 치장한 사람은 또 조금 보기싫지만 별로 돈도 안 들이듯 하면서도 멋진 느낌이 나는 사람을 보면 쫓아가서 비결을 물어보고 싶어요.
다람쥐님처럼 본래 바탕이 타고난 미인에다가 화장을 안 하면 중고생으로 착각을 해 준다면 무슨 고민이 있겠습니까만은, 아이들이 점점 커가며 '우/리/엄/마'에 대해 어떤 그림을 갖게 해주냐는 오로지 제 자신의 책임이니, 쉽게 생각하고 넘길 문제는 아니잖아요.
악착같이 절약만 하느랴고 초라하고 분위기 없는 엄마보다는, 적당히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가꾸고 세련된 분위기 있는 엄마를 아이들은 원하지 않겠어요?

돈!
더군다나 주부의 용돈!
꼬옥 쓰면서 살자구요.
그런 예쁜 세련된 아름다운 아줌마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연분홍 립스틱을 하나 샀지요.)

모두들 평안한 저녁되시고 가족과 맛있게 감을 깎아 드세요.
감에는 비타민이 풍부하여 술을 먹은 다음 위장보호에도 좋고,
담배를 많이 피시는 남자분들에게도 좋답니다.
어르신들 시지 않아서 좋고, 가운데 씨를 갈라서는 자연공부해서 좋고...^.^;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