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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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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아버지 2


BY 김사랑 2001-11-10



아버지 !!!!! 하고 입속으로 뇌이기만 해도
가슴이 울컥해지는 그리움이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이었을때의 일이다.

아버지는 그날도 다른사람이 물을 다 대고나면
천수답 논에 물을 퍼올리시려고 저녁을 드시고
들로 나가셨고 밤을 새고 새벽이나 아침이 되어야
들어오실것이었다.

엄마는 마흔 들까지 동생을 낳아서 젖먹이가 있던터라
난 또 엄마의 심부름을 해야했다.
아버지에게 막걸리를 갖다 드리는 심부름이었다.

주전자에 나무젖가락을 꽂고
주전자 뚜껑을 열고 그위에 막걸리 잔을 얹고
안주로 드실 장아찌를 안에 넣고 그리곤
주전자 뚜껑으로 덮는다.

뒷간에 가기도 무서운 나이
엄마가 시키는 심부름은 해야 하기에 아무말도 못하고
주전자를 들고 나선다.

아버지가 계신 들에까지는 오리(2km)는 가야했다.
동구밖을 나서기도 전에 무서움이 어깨를 누르고
머리속엔 온갖 귀신이 모두 동원되어
소름이 끼치게 한다.

아버지가 말슴 하셨던 귀신들
달걀귀신이 또르르 글러와 발로 탁 찻더니
지게 멍석귀신이 와서 돌돌 말아
지게 귀신이 지고 가더라,,,,,,,,,

에구 무서워
나는 동구밖에 나서자 마자 아버지를 부르며
뛰기시작한다.
아버지,아버지이이이이~~~~~~~~~~~~~~~~~~

아버지는 나의 비명에 가까운 부르는 소리에
아버지도 뛰기시작하여 중간지점인 방차뚝에서 만난다.
아버지는 나를 감싸안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에구 네 에미도 참 모질다 .
어쩌자구 이 어린걸 보내누? 에구우우~
자 애비 등에 업혀라."

하고 등을 내밀면 난 반쯤은 엎질러진 주전자를
가지고 아버지 등에 업힌다.
아버지는 나를 업고 가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ㅇ야 다음부턴 성냥이나 열쇠꾸러미나
삽을 끌고 오너라.
짐승은 화약냄새나 쇳소리를 무서워 한단다."

아버지 등에 업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논두렁에
닿아 내려놓으시면 우리 부녀는 깜깜한 들에 앉아
아버지에게 막걸리를 따라드리고 아버지가 드시면
나는 손가락으로 짱아찌를 집어 아버지 입에 넣어드리고
아버지는 내 손가락까지 쪽 빨으시었다.

그리곤 우리부녀는 다시 물을 푸러 용두레가 있는곳으로 가고
나도 푸겠다고 용두레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곤 했고
그러다 졸리다고 하니 아버진 나를 밭둑으로 안고가셔서
꼭안아 재워주셨고 가난하여 담요한장이 없었던 시절
아버진 멍석을 쓰다 떨어진 거적을 덮어 나를 재워 주셨다.

그렇게 밤을 새며 물을 퍼서 논에 물을 돌릴 쯤이면
훤히 날이 밝았고 아버지는 곤히자는 나를 일으켜
엎고 집에 오셨다.

그날 이후로 난 아버지에게 갈때면
주머니에 성냥을 넣고 갔고
한손엔 삽을 끌며 가면 덜 무서웠고
아버진 내가 부르면 항상 뒤어오셔서 나를 업고 가셧다.

그렇게 들에서 이슬을 맞으며 자도 감기한번 걸리지
않앗고 살면서 어려울때마다 그때의 아버지와 나를
떠올리면서 나를 누르고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아버지를 실망시키는 딸이 되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