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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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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이 되니...


BY wynyungsoo 2001-11-10

와!! 세상에나 배추가 초가집 같이 쌓여있네! 요즘 김장배추나 무우값이 너무 싼것 같다. 동치미 무가 6~7개 로 묶인 한 단이 천 원이란다. 공판장에서 천원이면 산지에서는 몇 백원 박에 안된단 말인데, 농민들의 수고의 노고에 미치지도 못한 가격임에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사 먹는 입장에서는 가격이 싸서 부담을 덜 되겠지만, 동치미 무를 다섯단을 사면서도 괜히 미안스럽고 그냥 그랬었다.

올 해에는 배추나 무를 많이 소비하자는 목소리가 높고하니 나도 올 김장은 조금 더 할 예정이다. 해서 어제는 작은 독을 미리씻어서 준비를 해놓고 동치미 무를 사러 공판장을 들렸었던 것이다. 동치미에 들어갈 양념들도 함께사서 배달을 시키곤, 마트에 들려서 필요한 물품들을 골라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니 배달시킨 동치미 걸이가 벌써 배달이 되어있었다.

구입한 무단을 공판장에서 아주 다듬어서 무청은 따로 속고겡이만 골라서 가지고와서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한 번 먹을 양으로 갈라서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무를 씻어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독에다 갓과 쪽파를 가지런히 깔고, 무를 호렴에 도르르 굴려서 소금 옷을 입혀서 가지런히 정리해놓았다가 이튼 날 국물을 간간하게 해서 부어주며 맛있게 익기를 내심 바랬다.

식구가 적으니 김장이래야 해마다 다섯포기 이내로 했었는데, 올 해에는 한 열포기 정도를 담그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김장을 양이 많아야 김치 맛도 찡하니 국물도 맛있는데, 말이 김장이지 그냥 김치를 담는 폭이니 김장김치 맛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 올 해에는 옹기 독을 이용해서 김장을 담을 예정이다. 해서 미리 제일 예쁘게 생긴 중 독을 올려다 깨끗하게 닥아서 잘 말려 놓았다.

어제 공판장을 다녀온 후론 짜꾸 부모님 모습이 어리면서 목이메이며 또 수도꼭지가 열린다.

그 때 그시절에 아버지와 엄마가 김장 담그시던 생각이 자꾸 뇌리를 스치는 것이 아마도, 오늘 밤 꿈속에서 엄마를 만날 것 같은 예감이든다. 그 때 그시절에는 김장김치가 긴긴 겨울의 반 양식이라고도 했었으니, 집집마다 김장김치를 준비하려면 한 사흘은 바빠야 되었었다. 하루는 밭에서 배추와 무를 다듬으면서 한 쪽에서는 소금에 절이고, 또 다 절이고 나면 무를 씻는데, 무의양이 많으므로 큰 그릇에다 무를가득 담고 물을 채운다.

그리곤 거물개(아궁이이서 재를 끌어내는 木기구)에다 새끼(짚으로 꼬아만든 끈)줄을 둘둘 말아서 그것으로 북북 문지르면서 무를 씻으셨던 아버지의 미소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무와 양념이 모두 준비가 되면 그 날 저녁에는 무채를 밤 새도록 썬다. 무채를 써는 저녁에는 동네 아주머님들도 함께 합세를 하셔서 이런저런 정담으로 깔깔깔!! 까르르~!! 밤 새는 줄도 모르곤, 긴 겨울 밤의 야참으로는 고구마를 쪄내고 입에대면 찡@~ 하고 톡 쏘는 동치미 국물을 마시면서 함께먹는 고구마 맛도 그 때 그시절에는 얼마나 맛이 었었는지!!...

아버지께서는 워낙 자상하신 성격이라 엄마를 도와서 집안 일을 많이하신 걸고 기억이된다. 그 날도 밤새 무를 날라다 주시며 잔 심부름은 아버지께서 알아서 당신이 모두 처리하신다. 무채를 다 썰고나면 거의 첫 닭이 훼를치는 시각임에 꼬박 밤을 세우게 될 만치, 김장김치 분량이 많았었던 시절이었다. 다 썰어진 무채 그릇들을 주섬주섬 미뤄놓고 한 숨 자고나면 먼 동이 훤 하게트인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일착으로 일어나셔서 가마솥에 장작불을 짚이신다.

그러면 엄마는 그 때서야 일어나셔서 부지런히 아침밥 준비를 하시며 부산하게 움직이신다. 아침진지를 드시고는 대문 앞 우물터에 저려놓은 배추를 집어다 씻기좋게 준비를 모두 해놓는 작업도 아버지의 몫이니 집어다 씻기불편함이 없도록 해 놓으면, 아주머님들이 우루루 달려들어서 순식간에 배추를 씻어서 평상에 올려놓는다. 배추를 씻기 시작하면서 끝 날 때까지 우물 물을 퍼 올리는 작업도 아버지께서 도맡아서 하신다. 배추씻기를 끝낸 아주머님들은 바로 채를무치기 시작하시고 드디어 김장 담그기는 땡~~!! 시작을한다.

그 시절에는 새우젓과 굴만 넣고 담아도 김장김치가 얼마나 맛이 있던지!! 요즘 김치가 맛이 있다고 들 해도, 그 때 그 맛을 낼 수가 없다. 김장하는 날 점심은 또 얼마나 푸짐한가, 전날 아버지께서는 소내장을 한보를 사서 당신이 쇠똥 냄새를 깔끔하게 제거해 놓으면, 엄마는 날 배추속을 골라서 된장과 준비된 소내장 재료를 섞어서 조물락 조물락 주물러서 된장국을 무쇠 옹 솥에다 앉혀놓으면, 또 아버지께서는 장작불을 은근히 때시면서 된장국을 맛있게 진맛이 나도록 폭폭 울궈 끓이신다.

그리고 또 저려진 배추속을 많이빼서 채 무침하고 되지고기를 넙죽넙죽하게 썰어서 들기름도 넉넉히 넣어 자작하게 해서 달달 볶으면, 매코옴 하면서도 그 맛 또한 일품이니!! 가끔 그 맛이 생각나서 그대로 흉내를 내 봐도 이건 영 맛이 아니올시다니 참! 그 시절의 음식 맛 생각에 김장 철이오면 더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그렇게 점심을 맛있게들 드시고는 빠른 손 놀림으로 김장은 오후 새참 때에나 모두 끝이난다. 김장담는 날 뒷 설겆이도 모두 아버지께서 도맡아서 엄마를 도와주시곤 하셨었던 기억에, 나는 어느때는 엄마보다 아버지를 더 좋아하곤 했었다.

또 울 아버지께서는 김장이 끝나는 다음 날엔, 푸줏간에 가셔서 쇠뼉따구를 아주 한보를 사신다. 해서 큰 가마솥에다 그 뼈들을 넣고 물을 가득부어서 장작불로 은근히 밤을 새시며 곰국을 폭폭 끓이신다. 곰국이 다 우러나면 식혀서 기름을 ?Y 걷어내곤 소금으로 간을 맞춰서 그 우골국물로 김장김치 국물을 부은신다. 몇 일후에 잘 숙성된 김치와 국물 맛은 찡@~ 하며 가슴 속까지 저려올 만큼 특유의 맛이었었다. 이런 과정을 매해 아버지께서 손수 하시곤 하셨었다.

그러니까 힘든 일은 무조건 당신이 알아서 해 치우시며 안에서 하는일도 당신이 할수 있는 일이라면 솔선수범하는 그런 바지런하시고 자상하신 성격의 아버지셨다. 그런 아버지가 좋아서인지 어린 마음에도, 유년시절에 나는 울 아버지같은 남자하고 꼭 결혼할꺼양!! 하며 아버지에게 응석을 부리던 기억도 가물가물하게 안개속 물체모양 그렇게, 서 서 히 다가옴에 오늘따라 부모님 체취가 느껴지는 듯 싶어서리!!...

엄마께선 건강이 좀 안좋으셔서 그랬었는지 아버지는 엄마를 애기다루듯 하시곤 하던 기억과, 참 아버지는 엄마를 많이 사랑 하셨었던 것 같은 기억에, 지금 생각하니 아마도 저승에서도 엄마를 위한 일이라면 아버지께서는 헌신적으로 무한 한 사랑을 쏟고 계실거라 생각되니!! 이 막내딸은 그냥 상상만의 회상이겠지만,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며 인자하신 아버지의 눈매와, 미소가 아련하게 내심을 파고드는 것 같아서 온 몸이 따듯해짐을 느꼈다.

@@ 유년시절 아버지같은 남자한테 시집갈거라더닝 그 반대의 입장에 놓였으닝 팔자소관인가 보네엥^^*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