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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이야기 (5편 )


BY cosmos03 2001-11-06

딸 아이가 요즘 아프다.
처음엔 감기로만 알았는데.
그래서 치료도 감기치료만 하였다.
그렇게 1주일...10일...보름이 가도 아이는 계속해서
기침을 하고 온몸 구석구석이 다 아프다고 한다.
그러며 예정일이 훨씬 지났음에도 생리조차도 나오지 않는다고..
매일을 징징 거리는거다.
아프다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을 나와 눈만 마주치면 여기가 아퍼~ 저기가 아퍼~
해 놓으니 바라보는 나도 짜증 스럽다.
병원에서는 그저 단순한 감기라고만 하고...

짚히는곳이 있어서 딸 아이를 앉혀놓고 물어 보았다.
" 너 왜 아픈거 같니? "
" 몰라 나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
아이는 화를 벌컥낸다.
" 이노무 지지배~ 너 솔직히 말해봐 "
" 뭘? "
아이는 내게서 시선을 피한다.
" 워드 시험...걱정되고 부담되니? 엄마, 화 안낼께 솔직히만 말해 "
" 사실은..."
먼저 워드 3급에서도 떨어진 경험이 있는데다.
요번엔 컴퓨터 선생님께서 2급도 같이보라고 했다한다.
아이는 심적으로 많이 부담이 되엇나 보다.

녀석은 유난히도 공부에 관심이 없다.
무슨, 시험때만 되면 온몸이 아프다고 하며
정말로 아이몸에선 열이 펄펄나고 땀도 비질거리며 흘려제낀다.
그리고 화장실도 수시로 들락거리고...
아이의 그 습성을 알기에 요번에도 짚히는대로 아이에게 물어본 것이다.
중학교 들어갈때 내신에 반영도 되거니와
요즘엔 컴퓨터 워드 자격증이 필수가 아닌가?
제딴엔..공부도 하기 싫거니와 실력도 안나와 주니 마음이 힘들엇나 보다.
이 녀석을 어찌해야하나?
나 처럼은 살지 말아야 할텐데...
나 역시도 공부하기가 죽기보다 싫엇었다.
오로지 꿈이 있다면 학교를 안 다니는거였다.
왜 그리도 철딱서니가 없었는지..
지금 제 에미가 얼마나 후회하며 살고 있는지 녀석도
옆에서 수시로 지켜보면서..
" 부담 갖지 말고 평소에 선생님께서 가르켜주신대로 하면되는데 그러니? "
" 그래도 엄마. 걱정이돼. 엄마를 또 실망시킬것도 같고 "
" 왜 미리부터 포기를 하니? 해 보지도 않고? "
" 해 봤자 뻔할텐데, 뭘. "
아이는 이미 포기를 하였나보다.
그렇다고 특별한 재주가 있냐 하면 그도 아니고...
취미또한 특별한것이 없는지라
아이의 장래가 걱정이다.
공부없는 세상이 있을리 만무하고...
학교를 다니면 시험이란것은 피해갈수 없는 필수이고.
점점더 성장하며 어른이 되어감에 몸만큰다고 어른인가?
뇌의크기도 마음도 몸과 같이 따라 커주면 좋으련만...
아이에게 미래를 물어보면 그냥 그런다
" 걱정마! 일찍 시집이나 갈꺼니까 "
결혼이라는것도...
학벌따지고 능력따져서 골라가는 세상인데.
얘가 왜 이러나? 세상이 그리 만만한게 아닌데...
아이와 여러가지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매일을 아이가 아파하는것을 바라볼수도 없고...

" 이화야! 우선은 시험에서 신경을 끄거라 "
" 끄면? "
" 그냥 선생님 말씀에나 열심히 귀 귀울이고, 나중에 시험장에선
들었던 말들을 기억만 해 내면 돼 "
" 그럼 결과는? "
" 붙던 떨어지던... 네가 최선만 다 해주면 되지뭐. "
안돼, 꼭 붙어야돼. 본마음이야 그랬지만
우선은 아이의 몸이 더 중한지라 마음에도 없는말을 해 버렸다.
효과가 있었나?
이튿날부터 아이는 눈에띄게 몸이 많이 좋아져간다.
물론 생리도 터졌고...
풀죽어 있던 모습에 생기조차 돈다.
시험날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어찌해야 하나?
대신 해 줄수 있는일이라면 내가 대신 해 주련만...
아무리, 아이의 인생은 아이것이라 해도.
우선은 내 책임이 클텐데.
난 또 아이의 건강에 무너져버리는 나약한 엄마가 되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