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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이 바로 그대 향!!


BY wynyungsoo 2001-11-03

어머! 어쩜!! 이렇게!! 마치 호빵같이 소복하고 또 표피가 탁탁 갈라진 모습에 맛은 물론 이려니와 향을 더 짙게 느끼게 했다. 저번 먼저 장날에도 아주머니께 두 근을 사서 강열한 갈 볕에 말려두었는데...,또 아주머님을 만나게 되었다. 건조된 표고버섯은 겨울 내내 필요로 할 때마다 미지근한 물에 불려서 음식을 조리해서 특유의 표고 향과 맛을 즐기곤 한다.

건조된 표고는 물에 담가서 불리는 동안에는 은은히 번지는 그 표고만의 독특한 향이 온 집안을 진장시키며 엄동설한에도 좀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나는 해마다 표고버섯 말리는 과정을 잊지않고 실행하고 있다. 장날마다 만나는 아주머님은 당신이 손수 재배 하신다는 표고버섯이 풍작이라며 몇 근만 사도 덤을 넉넉히 얹어주시며 밝게 웃으시는 모습은, 아주 실한 표고버섯 미소보다도 더 그 향이 짙게 다가온다.

요즘 장 바닥에는 김장철을 앞에 둔 시기여서 그런지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미니 좌판을 벌인 신토불이 미소들은 결도 고운 동치미 무들이 소복소복 쌓여있다. 시각적인 맛 만으로도 동치미 무의 맛이 느껴진다. 입동을 몇 일앞둔 시기라 동치미를 담아야 되겠다는 생각에 진녹색의 무청이 달린 동치미 무를 석 단을 담고, 또 푸른 빛의 갓도 조금담아놓곤, 보따리를 아주머님께 맡겨놓고 이쪽도 기웃, 저쪽도 기웃거리니 우리네 장 바닥은 여전히 풍성하고 왁자지껄해서 사람사는 향 내가 풀풀 풍긴다.

장날에는 좌판자리마다 당신들의 자리 몫이 정해져 있나보다. 꼭 한자리를 차고 앉은 아낙들이나 할머님들께선 는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들을 헤매지 않고도 바로 얻을 수가 있어서 참 좋다. 돌아보다보니 연세가 연로하신 할머님의 자리인데 스텐 양푼에다 깻잎장아치, 마늘 쫑장아치, 또 고추장에 박은 오이나 참외장아치(우리수필가선생님이좋아하시는)들을 양념도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해서 무쳐가지고 꼭 장날이면 그 자리에 장아치 좌판을 벌여놓으신다.

자주 나가는 장날 풍경은 늘 만나도 푸짐하고 정겨우며 요즘 가을의 끝 자락인지라 기후가 건조하기 이를데없으니 아주머님들이나 할머님들의 피부들은 그냥 곶감에 분이 핀 것처럼 티석하게 보여서 바라보고 있으면 내 피부가 좌우로 당겨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어서 안면양쪽 입가를 번갈아 움직이게 된다. "아유 로숀이라도 좀 찍어바르시면 덜 당기고 좀 부드러우실텐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쓰러웠다.

그 날 장날은 아침부터 흐리고해서 을씨년스럽기 그지없었다. 오후 2시나 되었을까! 신토불이 좌판에서는 옹기종기 모여앉은 그 자세로 점심들을 맛있게 들고 계셨다. 가끔 장날에서 만나는 아주머니나 할머님들의 점심 메뉴나 밥 그릇들은 참 정겹고 낮 익은 용기 들이라서 그냥 잡수시는 모습을 물끄럼이 바라보고 있으면서 침도 꼴깍 삼기며 반가움에 내심그래! 우리네 모친님들의 손 때가베인 원조 미소이니,,,

스텐밥 주발도, 그 때 그 시절에는 밴또(일본어)라고 했던 직 사각형의 누런양은 용기와, 또 한 할머님께선 유기사발(크기가작은요강단지만한)에 흰 쌀밥과 반찬을 거의 공통된 밑반찬 장아치 종류인데 더운 물도 없이,,,그냥 깡밥을 꼬약꼬약 드시는 모습을 뵈면서 "아유!! 이 을씨년스런 날씨에 저렇게 드시다가 체하시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님들은 참 잼있다. 젓까락도 없이 숫까락 하나만으로도 밥과 반찬을 아주 잽싸게 번갈에 입에집어 넣으신다.

참 재주도 용하시다. 수저 입으론 밥을 떠서입에 넣으시곤, 잽싸게 수저를 휙~돌려서 수저 끝으론 반찬을 엄지손가락의 도움으로 마치 저분역활을 아주 노련하게 하시는 것을 뵈면서 나는 너무 잼있고 맛나게 드시는 우리 세대의 어머님들의 천진무고하고 가식이 전혀없는 투명한 행위들을 뵈면서, 그래그래!! 집안 일과 들 일과 안 팎으로 얼마나 손에 물 마를날이 없이 동부서주하시며 일상들을 무조건 당신 몫이려니 하시며, 솔선수범의 자세로 임하셨던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밥상이 물려지면 그냥 부억바닥에 쪼그리고 앉으셔서 남은 찌꺼기 음식들을 드시면서, 뒤에 산더미처럼 쌓여서 당신 손을 기다리는 일감들에 신경이 쓰이셔서, 수저와 저분으로 우아하게 밥을 드시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신 것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맴이 편칠 않았다. 그야 뭐 이젠 시대의 변천사로 아주 호랑이가 담배먹던 시절의 예기겠지만, 그래도 우리 세대들의 어머님들은 그저 가족이라면 무족건적인 헌신과, 포용으로 당신들의 육신을 가족을 위한 무기로 아낌없이, 기꺼이, 행복해 하시면서 그렇게 생을 일궈오신 그 분들께!!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값진 훈장을 올리고 싶을 마음이다.

참 요즘 우리들을 얼마나 호화판의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며, 행복이 넘쳐도, 행복의 느낌조차 갈음하지 못하면서, 일상의 미소에 그저 불만들의 꺼이꺼이 토해내며, 자만 심과 경고 망동의 행동들을 일삼다시피 하면서도 시방 본인이 자초하는 과오에 색깔도 파악도 못하며, 하늘높은지 모르는 굉음들을 발음하며, 그런 생활에 젖어 있음을 우리 세대들이나, 후세대들이나, 모두 가슴에 손을얹고 반성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이 아침 만추의 절정에 서서 내심깊이 파고드는 화살촉의 통증을 검허하게 포용하리라고 자신에게 다짐을 하며, 어머님!! 할머님!! 부디~ 신토불이 미소들 같은 투명한 삶으로!! 무병장수하시와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공^^*,,,

깻잎장아치 할머님! 오이,참외장아치 할머님! 양은밴또 할머님! 유기사발 할머님! 대충 여기꺼저엉만, 우리모두 외칩시다.용!? "파이팅~이라고용!!"^^*,,신토불이 미소님!!들, 다음 장날 또 뵈요옹!!,,,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