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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열풍아~~


BY 바늘 2001-01-28

나에겐 떡뚜꺼비 같은 아들아이와 토끼 같은 딸아이가 골고루 있다.
아들아이는 어려서 부터 한인물 하여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어여쁜 꽃을 보고 한마디 하듯 "아이고 그녀석 참~ 자알도 생겼네 이다음 한몫 하겠구나"

딸아이 에겐 "에구 오빠와 바꿔 되었으면 좋았을것을~~ 쩝~"
좀 인물이 그랬다.

그러나 해가 가고 달이 가고 그달이차서 기울고 아니노지는 못하리라~~하는사이 ㅎㅎㅎㅎ

울딸 얼굴이 점점 뽀시시~ 이뻐지더니 이제 이팔청춘 춘향이 나이가 되어서는 어디가나 한인물 한다는 소리를 곧잘 듣곤한다.

그런데 며칠전 우리집에 밤 자정을 넘어 쿠테타가 일어났다.

두아이가 한판 붙은 것이었다.

우리집 애들 아빠는 원래 천성이 순한것인지 약한것인지 걍~ 그런것인지 아이들에게 야단이라던가 매라던가 고런것을 도통 취미(?)없어하는 사람이라 늘 집안의 군기 잡는 악역은 나의 몫이 였는데...

요즘은 나도 기운이 딸리고 소리 한번 캭! 질러뻔지고 나믄 그날 온종일 기분도 그렇고 삶의 회의도 솔찬히 다가오고 , 그래서 그 군기발을 놓은지 좀 되었는디, 가만보니 엄마의 빈자리를 울 아덜 그러니까 딸아이 오라비가 군림하려 했나보다.

새벽 2시가 넘어서 꿈인가 생시인가? 전설의 고향서나 들어보았던 흐느낌 소리가 들려오는것 아닌가?

난 병원서 퇴원 한지도 얼마 안되어 속으로 그러고 있었다"전신 마취 후휴증이구나 아마 헛것이 뵈고 헛울림 이것지"
그러나 그 흐느낌은 점점 더 크게 볼륨이 볼륨있어지면서...

딸아이 방으로 가니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콧물 눈물 범벅이 되어가지고~~

놀라서 왜그러냐고 했더니, 오빠가 몇대 쥐어 박고 겁을 주었나보다, 그런데 한참 나이인 때라 그런가 아들 아이 주먹 힘이 보통이 아니였나보다.

이제 중학교 졸업반인 딸아이는 한참 사춘기의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라 그런가, 외모와 친구와 그런것들에 관심이 많고 그날 밤도 같은 아파트 옆동에 사는 학교 친구와 밤늦은 시간에 전화로 수다를 하고 있었고 밤새 그러고 있는 동생에게 이제 잠좀자라고 하자 옥신각신...

에구! 누구를 혼내야 하는지~~

이제 아들아이는 고3이 된다. 장학금도 타다 줄정도로 공부도 잘해온아이다. 늘 오빠의 화려함 속에 그뒤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딸아이~

어느날인가는 지 오빠가 받아온 성적표를 식탁위에서 집어 들더니 당차게 한마디 하였다, 아니 정확히 여섯마디였다"아휴 재수없어"

오빠의 잘나가는 성적에 반하여 자신은 늘...

학교에서 늘 반장을 하고 지 오빠보다 못한 성적이지만 상위권에서 헤엄치는데 늘 칭찬은 오빠의 것이니 얼마나 딸아이에게 상처가 많았을까?

무심코 이 어미는 오빠와 비교하여 알게 모르게 마음의 긁임질도 꽤 했을 것이고...

그런 딸아이가 지 오빠에게 한대 맞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
맞은것의 아픔보다 그간에 그 오빠로 인하여 받은 이런 저런 스트레스가 산을 이루고 강을 만들고 그래서 너무나 서러움이 극에 달했나보다.


딸아이를 안으며 한마디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저녀석 엄마가 혼내줄께 어디 지동생을 때려~~"

그러자 더더 엉엉 운다.


울어라 울어 ~
속시원하게 말야~~ 어~어~엉~~


날이가고 또다시 둥근해가 뜨고 ...

오빠~~나랑 옷바꿔 입자~
까르르~~낄낄,소근소근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 차차차! 세월이 간다~~~
돛대고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

보영아~~너 울다가 웃으면 어찌 되는지 아니?

이 엄마가 갈켜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