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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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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저들도 세뱃돈, 주세요.


BY 1song2 2001-01-25


엄청난 종류의 음식을 시집에서 이틀동안 만졌더니,
집에 돌아와서는 밥솥, 밥상, 냉장고의 음식들 보기를 돌같이 하고,
끼니 때 마다 챙겨 먹는 것도 귀찮더라구요.
( 안 먹고 살 순 없나요? )

설 전날,
엄청난 종류의 음식을 음청시리 지지고 볶아대면서,
동갑인 윗동서랑 시엄니께 말씀드렸지요.
"엄니! 저들도 세배하면 세뱃돈 주세요!
일도 안하고 맨날 천날 묵고 노는 손자, 손녀한테만 세뱃돈 주시지 마시구, 저(메누리)들은 일도 젤 많이 하고, 장 보시라고 미리 드린 봉투도 있는데...작은 거, 한장이라도 주세요!"
"오냐! 알았다!"
대답은 그렇게 하셨지만,
여지껏 세뱃돈을 시엄니께 받은 기억이 없는지라,
설마? 하면서 기대를 안했지요.
댓가를 바라고 일을 해서는 안되지만,
실컷 일하고, 또 설날에는 세배하고도 세뱃돈을 받지 못하니
억울한 마음이 들어도 해서요.

드디어! 설날 아침!
한복을 차려입고, 다소곳이 시어른께 세배를 드렸지요.
여느때 같으면 제 아들에게만 세뱃돈을 주시고 말텐데,
이번에는 봉투를 제게 주시더라구요.
얼마나 좋던지...
나중에 봉투를 열어보니, 퍼렇고 빳빳한 신권이....
ㅎㅎㅎㅎㅎ

또 이번 설날엔 시엄니의 놀라운 변화가 있었는데요.
맏동서가 설날 저녁에 시누네들이 오면 윷놀이를 한다고
설날 며칠 전에 저랑 상의해서 맏동서가 상품을 준비했거든요?
갑작스런 시삼촌들이 저들의 스케쥴을 사정없이 구기시는 바람에
잠시 계획 수정!
어르신들이 가깝게 계시는 친척댁에 인사드리러 간 사이에
윷놀이를 하게 되었지요. 밤이 아닌 낮에...
시누들 빼고 아들 삼형제네 끼리만...
"엄니! 아버님이랑 숙부님이 점심식사 안하고 오시면 우짜지요?"
"걱정말고, 너거들은 윷 놀아라! 내가 점심챙겨 주께."
이러시는 거예요.
예전 같으면 며느리들이 감히 이런 말조차도 꺼내지 못했을텐데 말예요..
요즘은 일을 겁내시는 듯 하고,
자꾸만 며느리들에게 물러지는 시엄니를 보면,
'우리 엄니가 늙으셨구나!'하는 것이 랍니다.

윷놀이를 하라는 시엄니의 그 말씀에,
윗동서랑 전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형님! 엄니 마음 변하시기 전에 얼렁 윷 놀아요."하면서
안방에서 윷판을 벌렸답니다.
좀 있다가 오신 시아버지와 시삼촌께서는
다행히 점심식사를 하고 오셔서 저희 며느리들은 계속 윷을 놀 수 있었구요.
시엄니께서,
"나도 윷판에 끼워주나?"
맏며느리라고 시엄니께 할 말 다하는 무서운 울 윗동서,
"안돼요. 엄니가 윷 노시면, 엄니가 상품, 다 갖고 가시기 때문에...
엄니는 심판하세요!"
"그래?.........."
금새 시큰둥해지신 울 시엄니!
맏며느리의 입김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예요.
암 소리도 않으시고,
막내 아들네 말서기와 구경만 하시는 것을 보니...

아들 삼형제 가족이 모여서 윷을 놀고,
한 판이 끝날 때 마다 이긴 순서대로 상품을 갖고 갔는데,
드뎌 우리가 2등을 하여 상품 선택권을 울 아들에게 주었더니,
싸구려 플라스틱 상자를 갖고 오는 바람에 모두들 뒤집어지고...
비싼 세수비누, 치약, 주방세제, 양말.......이 있었건만...
제 장난감 넣을 궁리에...
비싼 상품 좀 골라오지.

정말 시엄니 시집살이는 날이 갈수록 물러지는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남편 시집살이(동서 시집살이)는 갈수록 더 심해지구요.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