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은 무척이나 외로웠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이
옆에 있음에도. 나는 어느새 사춘기 소녀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뒹구는 낙엽을 보며 눈물짓고,시린 가슴을 주체할 수 없어 옷을
껴 입어도 보고, 동네 아낙들과 수다도 떨어 보았지만 그 허허로움은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인생에 대해서도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올 가을은 기쁨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첫 사랑을 다시 찾은 때문
입니다. 항상 신앙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떠나
있었습니다.구속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주일날은 자유의 날
이었습니다.여기도 기웃,저기도 기웃거리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이제 돌아왔습니다. 3년여의 방황을 끝내고 드디어 정착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성가대에서 찬양하는 것이 어찌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
비록 박자 음정은 잘 못맞추더라도 기쁨으로 드리면 받아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들 녀석은 처음에는 주일학교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쓰더니
이제는 잘 적응을 해서 찬송가를 하루종일 흥얼거리고, 성가대에서 했던
찬양도 우리보다 더 잘합니다. 사실 성가대에 서기 전에는 제 시간에 와서
예배 드린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집이 먼 관계도 있었지만 게음름 때문이
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를 보시고 안되겠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따뜻한 정이 있고,아름다운 사랑이 있는 서울교회가 좋습니다. 서로 사랑
하고 그 사랑이 넘쳐 흘러서 많은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 합니다.
1998.11.3.(화)
교회 주보에 실렸던 저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