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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12 (K.I.S.S)


BY 올리비아 2001-10-26

시내에 볼일이 있어 외출을 서두르고 있는데
대학 다니던 동생이 마침 기다렸다는듯히 같이 나가자 한다..

길을 따라 나선 동생은 갑자기 오늘 언니하고
어디를 함께 꼭 가야 할데가 있다한다..

"어딜??"
"웅.. 실은 오늘 우리 과대표 형친구랑 언니랑 만나기로 약속했거든.."
"뭐??? ..됐네!!.."
(자급자족도 힘에 부친판에 무신 수입까지..험)

"언니..그러지말고 좀 가자..내 체면좀 봐주라.."
(콩국물 꽤나 얻어먹은 모양이다.)

동생은 자기수첩에 내 사진을 가지고 다니던중 우연히 복학생인
같은 과대표가 보고는 즈이들끼리 그렇게 물밑작업을 펼쳤던 모양이다..

난 하는수없이 볼일을 마치고 좀 늦게 약속장소로
거의 동생의 반강제로 그렇게 들어가고 있었다..

아니 구런데 어인일인가..
이남자.. 아직도 안나와 있는게 아닌가..
@#@$#$(쫀심 무너지는소리..)

참내..내사전에 남자를 기다리는법은 있을수 없었다..

맘 같아서는 걍 일어나 나가고 싶었지만서두 동생과
나이 먹을만큼 먹은 그 친구의 얼굴때문에 참고 앉아 있으며
내심 난 어떤 낯짝인지 얼굴이나 함 보고 가자는 괜한 오기가 생겼다.

"죄송합니다..서울서 내려와서는 대전 친척어른 만나뵙고
온다고 했는데 시간이 좀 늦어지나 보네여.."
"아~ 네..흠.." (어떤 자쉭인지 어디 두고보자..)

이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나타난 이 남자..
헉@@
왠 말쑥한 양복차림에 안경쓴 모습의 덩치큰 이남자
그의 외모의 중압감으로 내심 어색한 표정만 어물쩡~~
(친척집에 인사차 옷을 그리 입었다 한다..)

실은 난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또래의 얼라들하고 미팅하고
뭐 그런데로 청바지족들하고의 만남들이었지 이렇게
아자씨 분위기 물~씬 풍기는 남자는 첨이었다.
(마치 선보는것 같았당..참고로 외모는 별로였당..ㅋㅋ)

그는 당당한 목소리로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친구들은 이내 자리를 비켜주었고 둘만의 시간이 되자..

이 남자 말도 참 잘한다..(고향이 대전이라는데 마치 서울제비같았다..)

간단히 자기소개와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 이야기까지..
그러던중 이내..내가 맘에 드니 나와 사귀고 싶다는 것이다..
(아주 초 고속이구먼..참내@)

솔직한 모습과 가볍지 않은 그런모습에
잠시 여운을 두고 우린 그 찻집을 나와
시내를 둘이서 걸어가고 있는데 마침 그때
큰 길가에서 두 남자들이 몸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나를 길가 안쪽으로 방향을 바꿔 걷는게 아닌가..
(음..기사도 정신이다 이거쥐..구래..20점 업이다.ㅋㅋ)

그 좁은 대전시내를 걷다보면 아는사람 한둘 만나기마련..

길가에 우연히 누나누나하며 따르던 동생 남자친구를 만나자
나와 악수를 나누고 반갑게 한동안 그렇게 서서 이야기 하는중에
옆에서 멀찌감치 바라보던 이 남자..은근히 샘이 났던지

그 후배와 안녕하며 돌아서자 이내
보란듯히 내 어깨에 손을 턱 얹는게 아닌가..@@

난 머쓱해서 어깨를 빼며 그를 쳐다보았다..
뻔뻔한 이남자..내게 잠깐만 그렇게 보란듯히 걷자한다..
(질투의 화신..내 이때 알아봤어야 돼는데..참내..@@)

그렇게 처음만나 저녁을 먹고..그는 서울행 기차표를 끊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자 우린 역근처의 휴게실로 들어갔다..

"캔맥주 한잔 할래여?"
"그래여.."
(헉@@ 사실...술을 못한당..못한다고 하면 내숭 떤다할까봐 난 항상
누가 술먹자하면 일단 받아놓곤 마시는척 하다가는 곧 제사..지낸다..)

그렇게 가져온 캔맥주를 사이에 두고 이 남자가
한가지 퀴즈를 낼테니 집에가서 함 풀어 보란다..

I LIKE CLASSIC.

영자 하나 하나위에 숫자를 적더니 더하기 빼기 곱하기2를
하면 네자의 알파벳의 어떤 단어가 나온다고 한다..

"지영씨..그 단어를 제게 줄래여.. 아님 받을래여?"
(흠..아마 보통여자들 줄래여..받을래여 하면 받는다 하겠쥐..함정일게야)
휘리릭~ 잠시 잔머리 굴려보고는..

"음..제가 줄께여.."
"ㅎㅎ구래여..다음달이 제생일인데 그때 꼬옥 주셔야 돼여.."
(우쉬..뭐 돈들어 가는건 아니겠쥐..뭘까..하여간..)
"구러져.."

그럼 여기다 약속의 뜻으로 지영씨 싸인하세여..
그러면서 내 작은 수첩에다 낸 그 퀴즈 뒷장에다 날짜를
쓰더니만 그 옆에다 싸인을 하라 한다..

난 반장난으로 그러마 하고는 그 남자는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고는 다시 역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동생의 호들갑으로 오늘 만났던
이야기를 시간가는줄 모르게 이야기하고는,

문득 잠자리에 들무렵..

좀전에 그 남자가 풀어보라는 퀴즈가 생각이 나서는
핸드백에서 수첩을 꺼내서리 볼펜을 들고 풀어보기 시작하였다..

흠..좀.. 복잡했다...
좋아하는 숫자 네개를 뽑고..
더하고.. 빼고.. 곱하기2를 하고나니..

드뎌 나온 알파벳단어..@@@
뜨악~~~

바로.... K.I.S.S 였다..
이자쉭이 증말..@@@@@~~~~~**^^**

85년 4월 2일..못말리는 부부 탄생을 예고하는 첫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