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주위에 성을 만들면서 살았습니다.
높이높이 더 견고하게..낑낑..
내성에 초대되어 놀러오는 친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더이상 아무도 오지 않았고..
높이 둘러쳐진 성벽때문에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분은 날 만나러 와주셨습니다.
그후로 난 그분을 따라 성을 나왔습니다.
여러곳을 함께 다녔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것처럼 말입니다.
어느날 누군가 내게 말했습니다.
네 성을 돌아보라고..
되돌아본 내 성이 정말 싫었습니다.
높게 둘러쳐진 담장도 그렇고.
볕도 잘 들지않아 컴컴하고.
'내 성을 부수리라..'
그때 그분이 말합니다.
네가 부수려고 하는 그 성까지 사랑하노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성을 허무는 대신
아주 낮은 울타리를 만들기로하였습니다.
오늘도 나는 울타리 밖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가끔은 사람들을 따라서 여행을 다녀오기도합니다.
또 아주 가끔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제 나는 낮은 울타리가 둘려진 나의 자리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