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내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자 갑자기
아내가 중대 선언을 하겠다고 한다. 헉, 중대선언?
혹시 별거내지 이혼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닌감?
이 느티 아직 황혼은 아니니 황혼이혼 당할리는 없고.
그렇다고 중년이혼이란 말은 못들었은디...
이제까지 이혼당할 일을 하지 않아서리 뭐 염려는 되지
않지만, 그래도 무슨 심각한 선언을 할지 몰라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래도 숨은 돌려야 하니까, 나는 옷을 갈아입고 소파에
앉았다. 아내도 역시 내 옆에 와서 앉는다. 마치 중대
발표를 하려는 요즘의 부시의 표정을 하고서리...
내가 먼저 말을 건다. 왜 말이 있지 않은가. 목마른 놈이
샘판다는.
느티: 중대선언이 뭐야?
아내: 어, 별거아녀?
느티: 아니, 별거 아닌 중대선언도 있남?
아내: 오늘부터 자기와 잠자리를 하지 않을거야!
느티: 왜, 별거나 이혼하려고?
아내: 내가 왜 별거나 이혼을 해, 바보같이?
오늘 컴퓨터에 들어가니까 어떤 아내가 남편이 잠자리를
않는다고 불만을 올렸는데 어떤 쉐이가 결혼하고 애를
하나 낳으면 이제부터는 남편과 아내는 부부가 아니고
가족사이인데, 누가 가족과 잠을 같이 자냐면서 그것은 당연한
거라고 꼬리 달았더라. 자기도 내가 가족이라서 신혼때와는 달리
잠자리가 뜸해진거야?
느티: 아냐, 그것은 다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그렇게 되는거잖아.
아내: 그래도 그렇지. 컴에 들어가면 어떤 여자는 남편이 너무
요구해서 죽겠다고 했더라!
느티: 그거야, 신혼부부거나 아니면 비아그라를 먹은 사람들이겠지.
아내: 아냐,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거야.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먼저 중대선언을 발표해야 할 것 같아. 내가 먼저 요구하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차라리 포기하는게 나아. 우리는 결혼생활도
오래 되었으니 이제 가족이상이 되었잖아? 오늘부터 당신과 나는
가족 사이야. 그래서 당근 같이 잠을 자면 안되지!
내참, 살다보니 별 꼴 다 보고 사네. 이 느티나무 산전수전, 공중전
까지 다 겪었지만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며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다냐? 내가 이제 와서 생수절을 하고 살려고 장가가고
결혼했남? 안되지, 말도 안되는 소리여! 그러면 이 느티, 살아도
못살아~~~~~~~!(ㅎㅎㅎ, ㅋㅋㅋ)
전국에 아컴님들, 아무리 여권이 신장되고 내가 대단한 여성제일
주의자라고 해도 이래도 되~는 겁니까? 그래도 이 느티 힘깨나
쓰고 산다고 자부했는디 워쩌다가 이런 중대선언, 가족선언을
당하고 살아야 되는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어라우. 함 좋은 말씀
좀 해보시라요!!
아컴에 어느 님이 역사에 남을 명언을 하나 허셨든디. "부부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니께 살이라도 많이 섞어야 된다!"고
나는 어쩐댜? 가족이라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전격 선언해버렸으니...
아공, 아공. 워쩔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