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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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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림질 하는 지리산 아낙 ☆


BY 베오울프 2000-06-16



☆ 다림질 하는 지리산 아낙 ☆

아침이면 누구나 바쁘게 한바탕 전쟁을 치룬다.

아침 일이 끝나고 나면 난 한가지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다림질이다.

하얀 깔판을 바닥에 펼쳐놓고

남편의 옷이며 아이들의 옷을 가져다가

난 혼자서 미소 지으며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또 나에게 다림질을 하면서 가벼운 기도를 드린다.

남편의 옷을 다림질하면서

남편에게 힘들지 않으냐고

당신의 고생으로 인해 우리 가족이 편안함을 감사하고

우리 가족을 이끌어 가는 당신에게 내가 힘이 되고프다고

어깨를 다릴 때면 난 남편의 어깨도 주물러 드려보고

아이들의 옷을 다릴 때면

더 구김을 주지 않으려고 정성을 다한다.

구김살 없이 자라 주라고

바른길로 스스로 잘 갈수 있는 힘을 주라고

미래의 길도 따뜻함을 간직하는 바른 인성을 가지라고

나의 옷을 다릴 때면

자신을 찾아가면서 살아보자고

가족을 위해 조금더 부지런해지자고

몸매의 다이어트 보다는

나의 욕심을 다이어트 하자고

마음이 조금더 살찌워져 가는 삶을 살아 보자고

난 다림질 하면서 가족에게 내 자신에게

기도 아닌 기도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난 다림질 판을 펼친다.

오늘도 어김없이 기도를 준비한다.

소리없이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린다.

2000년 6월 16일 금요일에

지리산의 베오울프.(기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