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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49

비됴카메라..


BY 이순이 2001-09-19

5살박이 아들래미가 글자를 배우기
시작했다.
바지할때 바,
가위할때 가,
아빠할때 아, 등등

유치원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번
조그마한 깍두기 공책에다가
글자를 써서 맞는 글자에 동그라미를
쳐오는 것인데..
제법 동그라미를 잘 하는지라.
한번 쓰는것도 잘하리라 믿구,
비됴카메라를 돌리면서
이 우아한 엄마가 나중에
공부를 어떻게 잘 가르쳐는지
보여줄려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음.. 이렇게 써봐, (이런 부드러운 선생도 없을것이다.)
아니 이렇게,, 아니,, 여기를 쭈욱 내려야지
아니, 여기서 내려야지, 아니,, 아니
이,,, 이것도,,,,아니,, (허걱 환장하겄다.)
거기 말고 작대기를 잘해야쥐..
야! 똑바로 해봐, 여기 말고 여기다..
아니....

이눔의 시키!!
욕이 정말 목까지 치솟았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모양인거야, 난 그래도 공부는 쫌 했는데 (진짠데,)
이렇게 모를수가 하는짓거리를 보면 사람들이
똘똘하다고 칭찬이 자자했는데..
그것은 다 잔머리인가?
옆집하고 비교하면 않되지만,
옆집아들은 가나다라는 벌써 떼었다는데..
별생각을 다 했지만..
지금은 촬영중이 아닌가?
최대한 나의 우아함을 살려야하기에,
다시한번 비됴카메라에 아무렇치도 않은듯이
씨익 웃어주고


자아 다시해보자...요기.. 여기


시작한지 5분뒤 비됴카메라 끄고
한손에는 밥주걱을
한손에는 지우개를 들고 씩씩대면서
갈켜지만... 소용이 없다.
나나 아들래미나 성질만 버릴것 같아서
포기다.

내자식은 내가 못 갈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