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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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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파는 아줌마와 골프치는 아줌마


BY 라라 2001-09-13

생선파는 아줌마와 골프치는 아줌마의 차이가 뭘까? 라는 문구를 어디서 본 일이 있다. 그 문구는 빈부차이가 그 아줌마들 삶의 전부인양, 그리고 골프치는 아줌마가 우월한 존재인 양 묘사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경제수준이 높다는 것은 물론 낮은 것에 비해서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 수준에 따라 끼리끼리 놀게 되어 있다.
의문나는 것은 생선파는 아줌마와 골프치는 아줌마는 친구가 될 수 없을까? 그 두 아줌마는 생활수준이나 삶의 방식이 다르지만 여자라는 공통점과 그 밖에 화제를 끌어낼 만한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생선파는 아줌마라고 해서 시사에 어둡진 않을 것이며, 골프치는 아줌마라고 해서 꼭 부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막연한 선입관에 의해 그 두 사람은 구분되고 차별화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는 바로 이것이다.돈으로 사람의 가치를 잰다는 것...이것만큼 위험한 발상은 없을 것이다. 생선파는 아줌마도 문화마인드를 가지고 산다. 그들도 골프치는 아줌마처럼 그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노동도 즐겁게 하는 사람을 많이 알고 있다. 그들의 미소는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는 미소였다. 골프치는 아줌마가 먹는 고기를 생선파는 아줌마라고 해서 먹지 말란 법은 없다. 고기의 질이나 먹는 횟수의 차이가 있다쳐도, 자기가 질좋은 고기를 먹는다고 하여 고급인간이 되는 것일까? 그것은 단지 착각일 것이다. 유명브랜드를 입으면 자기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착각...사실 요즘엔 누구나 다 유명브랜드 옷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차별화전략으로 수제품이나 수입품 등을 사입게 되는데 5백짜리 옷을 사입는다고 하여 자기가 5백짜리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없는 사람들이 열등한 자아를 보상받고 카바하기 위해서 고급 브랜드옷을 사입는 것이다.
당당한 사람은 천원짜리 옷을 입고 살아도 당당하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유명브랜드 옷을 입은 사람보다 더 나아 보인다. 하지만 백만원 짜리 옷을 입어도 비굴한 사람은 옷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당당함과 비굴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생선파는 아줌마는 비굴하고 골프치는 아줌마는 당당하기만 할까? 오히려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즉, 생선 파는 아줌마는 자기 삶에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므로, 당당할 수가 있지만 골프치는 아줌마는 남편 덕에 취미삼아 하는 놀이이므로 좋은 줄도 모르므로 비굴할 수도 있다.
물론 나는 생선파는 아줌마도, 골프치는 아줌마도 아니다.
그 중간에서 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생선을 팔든, 골프를 치든 각자작기 삶에 만족하고 열중하며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둘다 당당해질 수 있다는 걸 느낄 뿐이다.
최악의 경우가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다. 작은 거 하나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사람을 비굴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