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서 아무리 앞선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남자라면,유교찌꺼기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아들보다는 딸이 더 실속있다 어쩌네 해도 집안에 대를 이을 아들은 반드시, 하늘이 두쪽나도 반드시 한명은 있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아직도 이 나라에선 지배적입니다.
어제 KBS의 부부클리닉을 보셨는지요.
아들 못낳는 딸만 둘인 며느리를 대신해, 대리모로 결국 손자를 얻는 것에 성공한 드라마가 나왔습니다.
그 가정이 콩가루 집안 된건 두말하면 잔소리구요...
아무리 여자의 기세가 등등하다고 하더라도 그건 겉만 본것입니다.아직도 여자라는 이유,더도말고 덜도말고 단지 여자이기에 불이익을 받거나, 태어나지도 못하는 생명이 많다고 봅니다.
각설하고, 비록 이런 현실을 반영은 하지만, 말도 않되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호주제의 페지입니다.
전 그리 열성적인 여권운동가는 아니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참을 수가 없지요.
이 호주제라는 것도 제도입니다.
편리하라고 만든 제도.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만든 제도.
지금 21세기에 이 호주제가 어떤 편리를 우리에게 줬나요?
전 한문학이 전공이라 전통이라는 말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남자 여자 우열을 가리는 제도,뭔가 모르게 남자 중심으로 생활이 이뤄지게 만드는 제도라면 버리겠습니다.휴지통에 미련없이 쑤셔 넣겠습니다.
그럼 여자 중심으로 생활이 이뤄지는 제도를 만들까요?
아니죠.인간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도 딸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소중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사회 말입니다.
전 딸만 셋인 집의 둘째입니다.
남자 형제가 없어서 불평등이 뭔지 모르고 밝게 자랐죠.
시어머님이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오빠가 있는데 멀리 유학갔다고 친척에게 이야기 했다고...
머리가 지끈거리더군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진작에 버렸어야 할 낡은 문화인 호주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죠.
시집가면 호적에서 없어지니 서운하고 어쩌고...
나는 납니다.우리 엄마,아빠 피를 이어받은 당당한 나.
제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데 이 호적에서 저 호적으로 왔다갔다 해야 합니까!
몹시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당당한 개인인 여자와 당당한 개인인 남자가 만나 평등한 관계의 가정을 이루는 겁니다.
여자의 삶을 존중해주지 못하는 제도가 호주제가 아니던가요?
언젠가는 없어지리라 보지만 빠른 시일내에 없어져 우리의 사고 방식도 자연히 바뀌었으면 합니다.
분명 제도가 바뀌면 사고방식도 바뀌니까요...
사고방식이 바뀌었으니 제도가 바뀌는 것도 맞지요.
둘은 서로 상관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386광주 술자리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들은 척박한 시대에 민주화를 외친 앞선 사람이지만 아쉽게도 이 땅의 남자더군요.
유교 문화의 기득권을 행사하는 남자였습니다.
우리 문화 곳곳에 뿌리 내리고 있는 유교적 악습이 뭔가를 살펴보고 버릴 것은 버리는 작업,뼈를 깎는 아픈 작업이 21세기에 이루어 져야 겠죠.넘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은근히 아들이 있어야지 하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우리 엄마들이 먼저 의식을 깨는 열린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어제와 같이 대리모로 아들을 낳는 웃지못할 드라마는 계속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