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정부가 자녀 1인당 출산 양육비 1억 원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64

# # 안과장 콩트 (8) # # 데이트 애상


BY 안진호 2001-07-20

오랫만입니다. 저도 내공을 쌓느라..(표절)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1,
안과장은 잠시 상념에 빠졌다.
어제 그녀와의 데이트를 떠올리며 심난한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안과장'
총무부 권과장이 말을 걸었다.

'내일 날씨 어떻데요?'

상념중에 갑자기 날아든 질문에 즉각 대답이 생각이 안났다.
'......음.... 아, 좋데요.'

'..비가 온댔는데...?'

지기미, 알면서 왜 물어, 내가 기상대직원이라도 되나?
확인차 물어 본 것이겠지만 안과장은 못내 심기가 불편했다.
'아 ! 맞아요. 비 온댔어요.'

' 그런데도 좋다구요 ? '

'그럼요, 제가 비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제겐 비오는 날이 날씨가 아주 좋은 날입니다.'

'그래요?'
젊은놈이 웬 청승이냐는듯 안됐다는 눈빛을 보낸다.

2,
다시 어제의 상념으로 돌아가는 안과장...

X X X X X

그녀와 찻집에 마주앉은 안과장의 눈길에 띄는 것이있었다.

더운날씨 탓에 오랫만에 소매없는 옷을 입은 그녀의
어깨가 간간히 드러나 보이는 것이었다.
어깨보이는 것이 뭐 그리 대수겠나 싶지만,

자꾸 안과장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 어깨에 물든 빨간 멍자국때문이었던 것이다.
사고?, 심하게 긁었나?,
가능한 상상을 다해보지만
명쾌하게 맞아떨어지는 해답은 ?을 수가 없었다.

어떤 말못할 프라이버시를 건드리는 것같아서
터놓고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었다.

건성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내내 잔머리 큰머리 다 굴리며
추리를 해나가고 있었다.

잠시후,
반대쪽 어깨에도 같은 멍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난 후에
안과장은 정답을 추리해 낼 수있었다.

그 녀는 소위 말하는 달동네, 즉 산동네에 살고 있었다.
그 사실은 이미 안과장은 알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수도가 없어 매일 물지게로 물을 길어야 된다는
것은 미쳐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등교하기전과 하교후에 물지게를 지다보니,
그 짓누르는 무게때문에 나약한 여자의 어깨가
빨갛게 멍이 들었던 것이다.

안과장도 산동네에 산다.
재개발로 인하여 서민 아파트가 들어서
물지게지는 일은 없어졌지만
그 이전에는 안과장도 물지게라는 것을 져봤기때문에
그 중노동이주는 힘겨움을 잘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안과장의 마음은 더욱 더 아팠던 것이다.


3,
대학가.
특히 여대앞에 번창하는 의상실,미용실,카페,음식점등등..
유행을 선도한다는 대학가의 화려함속을 왕래하면서도
그 녀는 유행을 따르기는커녕
그곳의 의상실한번 이용해보지 못한채
하교후 시간제 가정교사를 하고 피곤한 몸으로
다시 물지개를 진다는 사실을 알고난 안과장의 마음이
편할리가 있었겠는가.

특히 그녀의 전공과목은 남들보다 2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까닭에 시간에 늘 ?기는 입장이었다.
학교공부,가정교사,그리고 중노동까지 해야하는
일인 3역의 힘든 과정을 겪고있었던 것이다.

4,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다.
그래서 거주,언론,결사,직업,종교,양심등의 자유가 있다.
물론 혼인에 관하여도
행사 절차는 물론, 혼인의 대상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왜 이렇게 거창한 문구가 튀어나오나?
중요한 사실이 있기때문이다.

그 것은 다름아닌 혼인의 대상을 선택할 자유가 없다는 것이다.

?????
사실이다.
한국가안에서의 신분의 구분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 것은 공산국가나 민주국가나 마찬가지다.

옛날의 귀족층이라할 수있는
부유층이나 권력층 또는 사회적 상층부에 속하는 식자층등과,

옛천민이라 할 수있는
빈민층이나 말단층 또는 사회적 하층부에 속하는 무학력층등으로
확연히 구분지어진다.
이들은 서로의 혼인교류를 용납하지않는다.

천민층이 귀족층과 혼인을 하면 신분상승이 되나,
반대쪽에선 신분 하락이 되기때문에
이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간혹 당사자간의 눈먼 사랑때문에
이 룰이 깨지는 경우도 가끔있지만
사돈간의 갈등과 어느한쪽의 무시때문에
당사자들은 많은 고통을 겪으며 불행속에 살기도한다.

천민층에 열려있는 신분상승의 길은
벼락부자가 되거나,
과거시험에 급제하는 것처럼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길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복권에 매달리거나,
자녀들의 학벌에 기를 쓰고,
인재들이 사법시험에 인생을 거는 것이다.


5,
이렇게 비추어 볼때
안과장과 세실리아는 철저히 천민계층의 부류일 뿐이다.
둘이 결혼을 한다면 과연 철저히 이분화된 이 사회에서
생전 하층민으로 생을 마감할 것아닌가?

그러나 귀족적으로 사는 것만이 행복을 보장해 줄 것인가?
신분상승만이 생의 최대목표일까?

수많은 사람들이 사법시험, 정략결혼등
부나비처럼 달려드는 계산적 사랑을 혐오하는 안과장은
이렇게 그녀에대한 사랑의 마음을 정리해 나가고있었다.

아니,
정리라는 말자체가 어폐가 있다.
안과장은 그렇게 사랑을 가꿔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