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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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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사는 남편 일기1


BY 쥐뿔 2001-06-28

나와 엠이 만난것은 그러니까... 불과 2년전의 일입니다...
엠이 누구냐구요?

엠은..
저의 마누라입니다...

마누라(Manura)의... 첫글자인... 엠을 따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이 호칭의 기원은...딴데 있습니다..

여러분도 기억나십니까???
언젠가.. 이쁜 여자가 홀랑 괴물로 변해서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mbc에서 방영한 무시무시한 납량특집 드라마에서.. 심은하가 맡았던 그 이미지... 그것이 바로 "엠" 이 아니었습니까???

그 엠을 주목해주십시오...
우리 마누라.. 열라 무섭습니다...

2년전...
짙푸른 오월의 마지막날..
그녀와 나는 사이좋게 만났습니다...
전문 뚜쟁이가.. 우리의 사이에 보기좋게 낑겨있었고...
우리는 선의 메카라고 불리우는 한 호텔의 커피숍...
그것도 중매쟁이가 한 시간전부터 선을 보고 있던 한 남녀를 홀랑 쫓아내고 차지한 명당자리라고 불리우는 자리에 앉아 선이란 걸 보았습니다..

그 때...
엠...그녀의 눈동자를 기억합니다..
그 해맑고 순수했던 눈 동 자...
하릴없이.. 꽃잎이라도 하나 지믄...
눈물이라도 톡 하고 떨어뜨릴만치 야리야리했던 그 눈동자를 처음 본 순간...

나는 결심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내 남은 인생을 저 호수같은.. 깊은 눈동자속에 헤엄치며 살리라고...

그리고.. 따악 석달 뒤...
엠과 나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식이 끝나면...
그 행진이란 걸 하지 않습니까?
걸어나오는데...
엠이 손에 들고 있던 부케로.. 저의 배를 강타하며 말하더군요..
"자.. 들어.."
그리고 엠은.. 두 손으로 웨딩 드레스 치맛자락을 벌러덩 들고.. 탈의실로 향하더군요...

'쥐뿔... 너는 주금이야... 니네 마누라 열라 거실것이야...'
친구들의 그 웃음기 만발하던.. 그 냉소적인 표정들...
제 손에 들린 부케마저도 저를 비웃는것 같습디다...

으악....
으악....

엠이 옵니다...
도망가야합니다..
엠이 지금 내가 하는 짓을 보면.. 저는 그 자리에서 주금입니다..
내일 또 오겠습니다..
샤라락~

쥐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