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을 읽기 전 숙지사항.
혹시라도 어디서 본듯한 글이다싶어 표절 또는 퍼온글이라고 밝히지 않았다고 흥분하지 말지어당.
모 방송국 싸이트에 올린적이 있는데 방송은 타지 못했음.
(참말로 눈물겨운 속엣말이여)
울 아부지는 동네방네 유명한 구두쇠였지라우
그도 그럴것이 여섯살 때 그러니께 할머니 연세 서른아홉에 세상을 뜨셨으니 이른바 조실부모한 주인공.
콩쥐팥쥐 동화책 손에 넣기도 전 아부지의 지난 야그는 동화보다 더 사건이 많고 크라이막스가 기가 막힌 구구절절이라,
아부지의 구두쇠 생활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만이 생존해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였으니께요.
그 덕분에 우리들이 아부지의 자식들로 태어났을 땐 이미 자수성가하신 모습으로 남에게 손 벌리는 일 없이 평탄하게 살 수 있었지라.
어느덧 세월이 흘러 외 아들 장가 들어 며느리를 맞이했는디
그 귀한 냉장고를 혼수품으로 해왔던 시절의 이야기.
그날도 어김없이 아부진 하루종일 들일을 하고 해질무렵에야 들어왔는디 목이 타고 갈증이 어찌나 심하던지 며느리가 살풋 내밀던 냉장고 속 이빨 시린 물이 문득 떠올라 난생 처음 냉장고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순간,
시상으 이런 벼락맞을 일이 있나
냉장고 속에 불이 훤-허게 켜져있는게 아닌가!
아부진 갈증도 있고 누군가 나타나기만 기다리는디 마침 새 며느리가
떠억하니 등장하는지라.
-살림하는 것들이 잘-하는 짓이다.
느그덜이 돈병철이여 돈주영이여,
냉장고 속 전기불은 누가 켜 놨냐?
하루 왼 종일 저짓꺼릴 해 놨으니 전기요금이 얼매나 나올꼬
없는 시상 안 살아 본것들은 모르제, 어험어험!!!!
결국 아부진 물 한모금 넘기지 못한체 어두워진 마당가로 사라져가고
고개 숙이고 어깨까지 들썩거리던 며느린 까무러칠듯 푹하니 쓰러지는디
-아이고 배야! 아이고 ㅎ ㅎ ㅎ ...!!!
누가 켜 놓긴 누가 켜 지가 알아서 저절로 그짓을 하는디...요
참았던 웃음보를 주체하지 못하고 나뒹굴어져 까르륵거리다가
호박잎만한 파스로 양 옆구릴 도배를 해야했담니당
아버지 세대의 무지, 긴다난다 하는 사람도 자기분야가 아니면 문외한이 되고마는 요즘, 어찌보면 세상인의 흐름은 변함이 없는 듯 싶다.
그러나 울 아부지
-냉장고는 커야 쓰것드라, 수박 한뎅이 차지하고나믄 쪼바서 어디...
-아부지! 냉장고 불 단속은 잘 하시는감요?
- 아, 지가 알아서 다 한디
너 시방까지 모르고 있었?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