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항상 거짓말처럼 사고 없는 날이 없는 우리들이지만,휴일에 집에 있으면 얼굴이 누렇게 뜨고 마는 남편과 이에 못지 않은 아이들 땜에 그런 줄 알면서도 나가고야 마는 게 또 우리집이예요. 남편과난 불교신자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편이지만,극렬신도를 항상 무서워(?)하는 편이라서 어쩌다 마음이 편안치 못할 때에만 절에 들리곤 하거든요. 우리나라 산 좋고 경치좋은 곳에 절 없는 곳이 없는 편이라서,아이들에게 문화재 구경도 시킬겸 해서요.전국 명사찰은 거의 다 돌아 본 편인데,그 동안은 별 사고가 없었지요 그래두.
지난 초파일이 지나고 나서 우린 아이들과 산책고 할겸,찌뿌둥한 마음도 달랠 겸 절집에 가기로 했죠. 그런데 그 동안 차암 많이 똑똑(?)해진 경석이 땜에 일 치를 뻔 했답니다. 세라는 어?w냐구요,,,걘 항상 만만치 않죠. 저 만치 아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모처럼 산 공기를 쐬면서 네 식구가 오붓하니 산책을 하면서 절집으로 향하자니 웬지 마음까지 절로 가벼워지는 거 같았어요. "야,여긴 절 입구까지 걷는 코스도 좋다 그지? 우리 여기 자주 오자 여보야~" "그래,,그러지 뭐" 룰루랄라,,신나게 걷고 있었는데 경석인 좀 걷더니만 언제 절집에 도착하냐고 묻기 시작하더군요. 일주문 앞에 쯤 이르렀을 때,다른 차들은 못들어가는데 어떤 차가 바리케이트를 걷고 들어가는 걸 보게 된 경석이는 입을 쭉 내밀고 묻더군요.
"아빠,저 찬 왜 여기까지 들어가?" "저건 스님 차야..."
"스님은 왜 걸어서 안가고 차 타고 가?"
"자기 집이니깐 그렇지 뭐어~"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고는 절집에 도착했죠. 경석이가 또 물었어요. "아빠,여기 누구네 집이야?" "아,그거야 부처님이 계시는 절집이지.." 그 사이 세라는 탑 앞에 서서 이런데선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서 포즈를 취하더군요.. "흠,관광지를 많이 다니다 보니 우리 세라는 아주 숙련되었구먼." 우린 노련한(?)딸을 은근히 흐뭇해하면서 대웅전에 이르렀죠. 한창 법회가 진행되는 중이었어요... 다른 곳에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나오는데 우리 세라가 아주 새파랗게 질려서 아빠랑 싸우고 있는 거예요. "왜 그래?" "엄마아..여기 귀신이 너무 많아 ,,,무서워어..." "잉?" 절 산신각에서 아빠랑 구경하던 세라는 거기 그려진 그림을 보고 놀라서 울더란 거예요.. "아냐,,세라가 착하고 말 잘 들으니깐 안 잡아 간다니까?" "나,말 잘들어"
회개(?)한 세라는 참 고분고분했죠 그날. 그런데여,,, 그 사이 경석인 웬 노스님을 붙잡고 선문답(?)이 시작되었답니다. 점심공양을 마치신 노스님이 슬슬 걸어가시는 데 갑자기 경석이가 우렁찬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답니다. "부처니임~" 스님은 설마 자기를 부르는 줄 모르시고 그냥 가던 길을 가시고 있는 데 뛰어가 앞까지 가로 막으면서 다시 한 번 "부처님?" 이러는 거예요.스님이 당연히 눈이 뚱그레 지셨죠...말이야 바른 말이지만,기분이야 좋으셨을 꺼예요. 그 때 까진.
"아이구 이놈,,,참 실하게 생겼네. 근 데 난 스님이야~"
"그럼 부처님은 어디 게세요?"
"저기, 법당안에 계시잖아...니 마음에도...계신단다"
"????"
스님은 경석이의 실체를 모르신 거죠.
"그럼 스님 집 아냐요?"
"그래.."
"근데 왜 걸어서 안 다니고 차 타고 여기 까지 막 들어와요?"
"응?"
"왜 다른 사람들은 다 걸어서 여기오는데에~자기 집도 아니면서 왜 차 타고 여기 까지 오냐구요?"
"여기 사니까..그런게지..."
"자기 집도 아니면서?"
아이고,,우리 부분 어째야 좋을 줄 모르고 서 있었죠... "아이구,,죄송해요.아직 어려서 뭘 몰라서..그러면 못써. 저희가 아직 어려서 잘 못갈쳐서.." 횡설 수설 그러는 차에 세라가 치고 들어왔죠.
"근데,왜 머리가 없어요?"
"스님은 머리 안 기르는 거란다"
" 응, 대머리구나..."
"허허,,그 놈들 ...그게 아니구...허허"
"아이구 죄송해요.저희가 잘 설명을 안 해줘서..몰라서..."
쩔쩔매고 있는데 경석이가 그러는 거예요
"배고파아~"
"가서 점심 먹으렴" 자상한 스님이 말씀 하셨죠
"반찬이 뭐야요?"
"고기랑 생선도 있어요?"
"절에서는 그런 거 안 먹는단다."
"에잉,,난 안 먹어" 경석이는 한 방에 떨어졌지만 세라는 집요하게 묻더군요.
"왜요, 왜 안먹어요? 돈이 없어서 그렇구나!"
아이구,,이 절에 다시 오긴 텃네..전 마음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죠..근데 왜 이렇게 웃기는 건지..남편은 쩔쩔매면서 그만 가자고 아이들을 끌었죠. "안녕계세요..하고 가자.아이구 스님 죄송합니다아" 그러는데 세라가 뭐라는 줄 아세요?
"할아버지,,,내가 돈 줄께. 고기 사 달래서 먹어요..할머니 한테 해 달래요..." 그러면서 자기 백에서 굴러다니던 10원짜릴 스님에게 건네려고 하는 거예요.
아아,,스님은 웃으셨지만,,주위에 사람들은 넘넘 웃느라 배를 틀었지만,자식 기본 교육도 못시킨 우리는 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주고,하산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