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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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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안개의 현실타협


BY nataraj 2001-05-30


# 캐스팅부터 밋밋했던 '푸른안개'가 내내 그 예상된 밋밋함을

벗어던지지 못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경영은 뭐 그렇다치고 도저히 이요원 이란

캐스팅에 감정이입도 안되고...그래서 여고생 느낌마저 들었는데

그래설까...kbs는 각종 아침 토크프로를 통해 마치 "푸른안개가

상한가인양" 에드벌룬을 띄우고 다녔다.


# 어쨌든... 이요원은 제쳐두고 (본래는 전지현이었다는 설)

오래전 "애인"에서도 그렇더니 이번 "푸른 안개"에서도

역시 '남편 그룹: 아줌마 그룹' 으로 아군 적군이 나뉘는 듯 하다.

그런데 도대체 '한 개인과 개인이 사랑을 하는 일이 어째서 불륜이고

또 그걸 왜 제 3자들이 콩나라 배나라 하는 것인가?'

혹여 도미노 현상 때문에 "우리집 남자가 물들까봐서?"

이번 드라마에서 보듯이... 직업을 가진 잘난 아내라고 해서

이런 문제에 홀로서긴 힘든 것 같다. 즉, 경제적인 독립은

할 수 있어도 사랑에서까지 독립하긴 힘든 문제란 거다.


# 그렇다면...결혼으로 서로를 다 가지려하는, 마땅히

다 맡겨야한다는 우리생각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해서 작가와

피디는 그 장치로 딸 주희 를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부모와 나의 인생은 별 개라는 정확한 사실을 인식하는 한 개체로.

결혼을 통해 우리가 절대 복종하고 절대 귀속되며 눈 멀고 귀 먼

금욕의 성직자 행세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짓는 한

아줌마들이 소위 "불륜" 이라고 지탄하는 사회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억압의 구도 속에 더 끈질기게 땅 바닥을 기며 잡초처럼 자랄 것이다.


# 이것이 현 결혼이란 제도의 무덤.

과연 우린 결혼으로 나를 버려야 하는가? 결혼을 하면 사랑을 할 수

없다 말인가? 해선 안된다는 도덕관념 때문에 생각이 더 그에게로

그녀에게로 치닫는 건 아닐까?

인간에게 사랑할 자유는 영원토록 보장된다.

어찌 나만 사랑하랄 수 있나!

내게 오는 것도, 나를 떠나는 것도,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다 인정해줘야하지 않나?

이것이 되지않는 한, 우린 계속 불안한 사랑이란 이름의 성벽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