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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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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래프팅~~The River Wild


BY 꼬마주부 2001-05-23

챗으로 만난 친구가 있다.
신기하리만치 노래와 영화에 대한 취향이 꼭 같다.
그 친구가 들려주는 노래는 나에게도 감동으로 들렸으며, 감동하는 부분까지도 일치했다.
그런 친구가 추천해 준 영화가 있으니 바로 "Rive Wild"다.
우리 동네는 예전에도 말했듯이 과일가게만 넘쳐나는 시장통 골목이라서 그 흔한 만화가게는 물론이고 몇 발짝에 하나씩은 있는 비됴가게도 없다. 정말 이상한 동네다........

나에게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점포정리하는 비됴가게에서 조금의 망설임 없이 거금 천원을 주고 사왔다던 그 친구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별 매력이 없어 보이는 '매릴 스트립'과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케빈 베이컨'이 급류 속에서 펼치는
시원한 한판승부.

비됴 껍데기에는 "거대한 물살 속에 펼쳐지는 필사의 서스펜스!!"라고 기대되는 카피가 써져있으나 그렇게까지 기대할 필요는 없다.

내가 카피를 다시 쓴다면, "올 여름에는 가족과 함께 래프팅을~"쯤으로나 쓸 수 있을 정도?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줄지 아는 엄마, 전직 래프팅 가이드 "게일"과
설계 일에 몸이 세 개라도 모자른 무뚝뚝한 아빠 "톰(맞나?)"
그리고 눈치가 100단인 애 어른 아들, "로크"와 사랑스럽기만한 어린 딸 "이름을 까먹었다.."는 평범하기 이를 때 없는 중산층 가정.

엄마는 아이들에게 자기가 탔던 강이 오염되기 전에 보여주고 싶어 여행을 떠난다. 물론 아빠는 일 때문에 못 오고 아들은 그런 아빠한테 불만을 갖는다...그러다가 강에서 "웨이드"라는 눈빛 강한 남자를 만나는데 웨이드는 천성이 서글서글하고 말도 잘 해서 단번에 아들 로크와 별 매력 없이 용감하기만 한 엄마를 사로 잡는다.

그리고 같이 래프팅을 떠나고.....

뒤늦게 비행기 두 번 갈아타고 온 아빠가 양복차림으로 도착하면서 시작되는 반전과 반전.

짐작하시는대로 눈빛 강한 남자 '웨이드'는 보통 인물이 아니다.
그 가느다란 체구로 '게일'의 가정을 송두리째 위험으로 몰고간다.
무엇때문인지는 직접 보시는게 더 스릴있을겁니다.

제목이 워낙 거창해서(?) 난 처음엔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영화 "스피드" 쯤 되는 정통 액션과 스릴의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

어쩌면 진부하기 짝이 없는 그야말로 정통 가족 영화다.

어느 정도의 가족 영화인지는 다음 줄에 쓰는 대사 한 토막을 읽어보시면 단박에 감을 잡을 수 있을거다.

"이 배에는 내가 사랑하는 것(가족)이 다 타고 있어! 그러니 난 못해!"

나도 가족 영화는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볼거리가 충분하다.

놀이동산의 급류타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의 커다랗고 시원한 강의 물쌀이 가슴 속까지 철썩철썩 치고 갈 것이다.
대형 스크린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난 우리집 29인치 tv로도 혼자재밌게 잘 봤으니 다른 분들도 나른한 일요일 점심때 쯤에 온 가족이 옹기 종기 모여 시원한 참외라도 한 입씩 베어 먹으며 관람을 한다면 그 가족에게는 분명 폭포수처럼 시원한 여름이 보장될 것이다.

참고로, 내가 별 매력이 없다고 한 "메릴 스트립"은 <죽어야 사는 여자와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출연했었고, 눈빛이 강한 남자 "케빈 베이컨"은 <JFK, 어퓨 굿 맨, 일급살인>에 출연했었다.
이 영화를 점포정리 비됴가게에서 사왔다는 내 친구는 "케빈 베이컨"을 몹시도 좋아하고, 다음에는 꼭 점포정리하는 비됴가게를 보면 "유주얼서스펙트"를 사다가 보여주고 싶다고 햇다. 그건 분명히 내가 좋아할 거라면서. 그러나 난 이렇게 대답했다.
"그거 기다리느니 차라리 내가 비됴가게를 차리는게 더 빠르겠다."

하지만, 작은 것에도 감동을 잘 하고 좋은 것은 무엇이든지 나부터 보여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예쁜 그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은 여전하다.
고맙다, chu75야^^

ps. 오늘 가려 했던 은행은 이거 쓰느라고 또 하루 밀려난다...내일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