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을 해서 살면서 남편으로 인해 속이 상한 일 중 가장 많은 것은 남편이 어디 놀러 가는 것을 싫어 하는 것 때문이다. 아이들 때문에 나는 가족들끼리 어디든 놀러가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왔으면 싶은데, 남편은 이핑게 저핑게 대면서 좀처럼 어디를 가려들지를 않는 것이다. 차가 너무 막혀 안된다는 둥, 너무 멀어서 안된다는 둥, 아뭏튼 핑게는 왜 그리도 많은지, 난 그런 남편의 성격 때문에 다시 태어나면 놀러 잘 다니는 남자와 결혼을 할거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렇듯 어디 놀러 가는 것은 싫어 하는 사람이 낚시는 밤을 새는 날도 여러 날이니 더욱더 미울 수 밖에...
그런 남편이 내게 속을 보이고 말았다. 내가 시댁에 보낼 꽃게를 사러 바닷가에 가자고 했더니 그동안 차가 너무 막혀서 싫다던 사람이 흔쾌히 좋단다.차암! 기가 막히네,
나 바람 쐬러 가자고 할때는 차가 막히고 시어른들 드릴 꽃게 사러 갈때는 안 막히나? 보인다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