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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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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습니다.


BY lover 2000-08-22

길을 걷고 싶습니다.

목적도 이유도 없는 그런 넋 놓고 따라 걷는 길을 말입니다.

결혼을 하였고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이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이쁜 짓을 하는 너무나 사랑스런 아들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을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때론 입술에 피가 맺히도록 이를 악뭅니다.
내가 선택한 결혼이었고 그리고 내 아들을 보며 아무도 없는
이 타지에서 혼자 이겨 내 볼거라고 말입니다.

다른 건 다 참을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꾸 내 사랑하는 아들에게서 나를 떼어내려는 시어미니
는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습니다.

남편만 믿고 서울에서 부산이라는 먼 거리를 감수하며 내려왔을
때 느꼈던 낯선 거리,낯선 시선, 낯선 말투,낯선 문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고, 사랑하는 일이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사랑스런 아이가 생겼었으니까요...

하지만 결혼이란게 그리 간단한게 아니더군요,
식구많은 큰집에 장남.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는 장남하나 바라보고 사는 시어른.
촌이다 보니 따지는 격식과 예의,그리고 미신등...제가 적응하고
따라가기엔 너무나 힘이 부치고 자꾸 어긋나기만 합니다.

더우기 아이가 생기고 부터는 부쩍 더 그렇습니다.
...

남편과 말다툼이 잦아졌습니다.
폭언과 언성이 날로 심해지고 우린 지금 남보다 더 멀게 느껴
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안고 독백을 하듯 얘기를 합니다.
아가...엄마는 어떻게 해야하니...

어디가서 하소연할 곳도,마음 편히 가 있을 곳도 없는 이 곳,
저는 지금 떠나고 싶습니다.

주말엔 엄마 산소에 갔다오려합니다.
가서 정말 마음놓고 울어나 봐야겠습니다.

새삼 잘못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더 죄송스런 마음과 속상한
마음에 키보드위로 자꾸 눈물이 떨어지네요.

이겨낼 수있겠죠?
그래야 된다고...그럴거라고 믿어야겠죠?

l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