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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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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번개 보고서 # #


BY 안진호 2001-04-19

16일 대구에서 볼일을 마치고나니 저녁무렵이 되었다.
잠만보님으로부터 직장때문에,참석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준비해간 작은 선물 하나 재고가 되는 순간이었다.
( 모임의 가치를 이렇게 물질과 연관 시키는 내가 미워졌다.ㅎㅎ)

17일 오전 11시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길이 막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였으나, 시간 예측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 커피숍은,두세 테이블에 손님이 있을뿐 한가로웠다.

그러나 그유명한 대구의 서문시장에 와있는 느낌이었다.
두세 테이블의 그작은 인원이 떠드는 소리는 시장의 왁자지껄한
소리 이상이었던 것이다. 높은 수치의 데시벨 (소음측정 단위)에,
높은 억양까지 가세를 하니 호텔이 시장이고, 시장이 호텔인 듯하다.
대구사람들 힘도 좋은 모양이다.
대구의 특산물,기후,환경,지리,역사등을 연구해볼 가치가있다.

11시 정각,
평소의 글 모양대로 차분하게 '엘리사벳'님이 등장을 했다.
요즘 한창 떠들썩한 에세이방이 화제가 됐다.

이어 금발의 신세대 '프리즘'님이 나타났다.
활달하고,직선적이며 꾸밈없는 글의 모양이
그대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게 신기하다.
부담없는 화담중에 태그계의 여왕 '잔 다르크'님이
잔~~ 하고 출현을 했다.

아컴의 토크방,작가방,컴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강구에 계시는 '라일락'님께 들를
용사를 모집하였다.
용사답게 '잔다르크'님이 지원을 하여 출동을 하던중,
중심가에 있던 '초우'님과 조우하게되어 동승하였다.

포항을 지나자 활기가 돌기시작하는 듯 조용히 움직이는 봄바다가
펼쳐졌다.
해변드라이브 수십분이 지난후, 길옆 바닷가에 아담한 독채가
자리잡고 있었으니 바로 라일락님의 보금자리였던 것이다.
차를 대는 주차장에도 바다로 장식을 해놓았으니,
이런 호화주차장이 또 어디있으랴!

반갑게 버선발(?)로 뛰어나오는 라일락님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서니 뒤뜨락에 바다를 들여놓았다.
우리가 오면서 바라본 드넓은 바다가 라일락님 뒤뜰바다라는 것을 알고는 놀랐다.집안에 풀장이 있으면 호화주택에 세금도 엄청 나온다는데,
드넓은 바다풀장이 이집 뒤뜰에 있으니,얼마나 극 초 호화주택인가!
뒤뜨락이 그정도니 앞뜰은 또 어떤가?

앞뜰을 바라보니 드높은 산과 들을 펼쳐 놓았다.
그 산야너머는 중국대륙을 거쳐 유럽에 이른다니 그 광대함을 가히
짐작이나 하겠는가!
그래도 그바다와 산야에 대해 세금한푼 안내니,
그권력 얼마나 막강한가!
시저가 따라올까? 알렉산더가 앞에 설까?

그런 집에 우린 여장(?)을 풀었다.
용궁에서만 산다는 문어 소라 새우등이 예고편으로 나오더니,
큼직한 농어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졌고,우리는 밀린얘기들을
곁들이며 싱싱한 회의 맛을 감상 음미하였다.

눈을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넘실대는 파도가 하얀 라일락을 피우고있고,
갈매기 한마리 기웃거리며 개밥 오리밥을 넘보고 있다.

시간은 언제 그렇게 흘렀는지,
두시간여가 지난후 우리일행은
직접 말리셨다고 싸주시는 미역 한보따리씩 옆에 끼고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돌아오는 길은 어두워졌고,
뒤에 앉은 두분은 피곤한 내색도 보이지않고 오히려 운전중인
나를 염려해 주었다.
각각 댁으로 모셔드리고 싶었지만,
출발할때 몇번 길을 헛짚어 빙빙 돈경험이 있는데다,
더구나 밤이라 낯선길을 또 헤멜까싶어,
택시가 많이 서있는 곳에 두분을 내려드렸다.

그리고, 밤의 고속도로로 들어서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섹스폰의 멜로듸에 잠기며,
나혼자만의 긴여행에 들어섰다.

라일락님 집에서,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우러나오는 문어처럼,
오늘 하루를 되씹어 음미하며 ....



18일, 아내에게 주~욱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름에 딸네미들 오면,
뒤뜰에 바다를 소유한 그 별장같은 집에,
다같이 가자는 언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