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치우만 친정 아부지가
신랑집에 딸 데불따 주로 가 잖아여.
요각이라고!! 사투린가??
안진호님 욕론땀시 요강하고 헷갈리실라나?
우쨌던 옷을 차려입고설랑 요각을 갈 요량으로 나서는디?
아~ 마누라가 대뜸 나서더니만 한다는 말이
"보소!! 큰상이 나오걸랑
진 거는 자시고 마른 건 싸가꼬 오소!!"
음식이 귀한 시절인데다 사돈 될 집에서
얼매나 정성스레 상을 차??나 궁금키도 했겠다??
산 넘고 물 건너 하루해를 꼬박 걸어
느지막히 신랑집엘 도착했다.
큰 손 든다고 역시나~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한상 걸판지게 내 왔다.
반찬 가짓수가 많다보이 일일이 맛보기도 힘든 판에
차린 거 다 먹기도 틀린 일~
마누라가 신신 당부한 말도 있겠다!!
마른 건 주섬주섬 도포자락에다 집어넣고
진 건만 대고 먹어댔다.
상을 물린 뒤 잘 방에 들어 이제 좀 쉬려나 싶었더니
웬걸~ 아랫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진 걸 먹었더니 탈이 난 긴가??
배를 주물주물 허다 통시를 가긴 가야허는 디~
밖에 보는 낯도 있고 해설랑 주춤주춤 개기는데
아이고! 고만 바지가랑이에 큰 걸로 실례를 해뿌린 기라.
예전에야 핫바지 하나 걸치만 남정네 정장인데
우예 헐 수도 없고 고민고민을 허다
바지를 벗어설랑 뒤집어서 문 밖에 살며시 내 놓았다.
(그려~ 울 클 적엔 똥개라고
알라 똥 먹는 개를 집집마다 한마리씩 키웠어여.)
개가 설마 지 밥? 냄새 맡으만 핥아서 먹겠지 여기곤....
설핏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니 동창이 훤하다.
바지 생각이 퍼떡 나서 문을 살며시 열었더니
문 밖에 벗어 둔 바지가 온데간데 없다.
눈에 불을 키고 두리번거리이
저 앞 텃밭에서 똥개가 실례헌 바지를 지 앞에 물어다 놓고
좋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꼬리꺼정 흔들어싸며 코를 벌름거리고 난리다.
"워리워리~~ 오요요!!"
다급헌 맘에 살살 똥개를 불렀다.
아 근데 바지가지고 올 생각은 안 허고
지 부른다고 좋다고 더 날띈다.
글카더니만 수째 바지째로 다 물어 뜯는 게 아닌가!!
생각같아선 냅다 텃밭으로 가서 똥개넘을 발길질이라도
해야 쓰겄지만 큰 손 체면에 그랄 수도 없다.
(고 시절 양반은 체면에 죽고 체면에 살았어여~)
이 일을 우야만? 하고 있는데
아침상 봐 났다고 건너오라는 기별이 온 기라.
아랫도리는 훤하지~
글타고 안 갈 수도 없고...
올커니, 두루매기를 두 손으로 모아
큰 기침을 허고선 들어서는데
문지방을 넘어야 허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기라.
(예전엔 문지방이 한참 높았잖아여~)
다리를 한 발 내 딛자니 두루매기 앞이 벌어질 것 같고
에따~ 모르겠다!!
두 발을 모아 뛰어 넘는다는 게??
아이쿠!! 고만 문지방에 걸려
방바닥에 헤딱~ 나뒹굴고 말았다.
머릿속으로 그림??을 잘 기리야 되는데.....
상상화로~
어려븐 자리에서 큰 망신을 했으이
딸 시집살이는 불을 보 듯 훤하구나!!
낙담을 하는데??
갑자기 딸이 아부지를 끌어 안으며
"아이구!! 아부지, 안 그러셔도 저~ 자알 살낀데??
더!! 잘 살아라고~~
힘드시게~ 일부러????
기어코 그리 하셨어요??"
지혜로운 딸 덕에
사돈댁, 복을 빈~ 모양새??가 되었고,
"며느리 하나는 잘 얻었구나!!"
고런 생각이 절로 들게 허는
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는 실화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