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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스<16>-몸부림스 세상별곡(사구체 향가)


BY eheng 2001-03-28

인간지사 새옹지마 돌고돌아 물방아라
인생무상 삶의회의 애저녁에 알았지만
애통하고 원통한건 이내마음 뿐이런가
삼라만상 일월성신 이내세상 풀어보세

몸부림스 태어나서 몸부림을 치건마는
돌아보는 세상사람 아무데도 없건마는
허공대고 외칠런가 가슴속에 삵힐꺼나
사지육신 가진자는 귀기울여 들어보세

빈몸으로 태어나서 빈몸으로 가건마는
한낮같은 세상살이 왜이리도 고달픈가
쪽빛같은 잠깐세상 왜이리도 길고긴가
하늘아래 새것없고 태양아래 헌것없네

여자라고 태어나서 살아보니 되고되네
태어날땐 같았는데 사는것은 천차만별
어떤년은 대감부인 어떤년은 무수리네
여자팔자 뒤웅박은 어느누가 지어낸가

시집살이 되다건만 어찌이리 참담할꼬
서방살이 억울해도 참고참아 이만이라
자식새끼 키우느라 등골빠져 껍데기라
벙어린듯 장님인듯 살아봐도 머저리라

하도하도 속상하여 길가다가 물어보고
내리내리 허망하여 삼척동자 물어봐도
모두모두 모른다네 이내마음 모른다네
꼬부라진 할마이가 원래그게 여자라네

어쩌꺼나 어쩌꺼나 이렇게는 못살겠네
여지껏은 살았으나 더이상은 못살겠네
몸뚱아리 있는년이 어찌이리 참고있나
있는육신 의지하여 몸부림을 치고말리

봄이되면 꽃과같이 여름되면 빗물같이
가을되면 물들이고 겨울되면 눈과같이
뭉게뭉게 구름가듯 훠이훠이 춤을추고
펄펄나는 새와같이 덩기덩기 춤을추세

어린싹이 흙을밀고 햇빛향해 쑥쑥크듯
맑간얼굴 꽃잎같이 곱게곱게 살고싶네
비바람이 몰아쳐도 ?A?A하게 버티어서
가을이면 열매맺고 겨울이면 자고싶네

여자라고 업수이고 며느리라 구박하고
아내라고 참고살고 에미라고 희생하랴
무당같이 훨훨날아 천상으로 훨훨날아
고통근심 없는세상 그곳에서 살고싶네

제아무리 뭐라해도 내몸뚱이 내것이네
몸뚱아리 없는놈이 세상천지 있나보랴
고고한체 하는놈들 한주먹에 휘날리고
내맘대로 생각하고 내맘대로 살고지고

냅두라고 말하면은 싸가지가 닭모가지
하고싶어 할라치면 요조숙녀 창녀꼴세
자주독립 외치면서 몸부림스 속박인가
우리들도 주체이고 각각있는 독립첼세

남말말고 자길보라 똥바가지 집어쓰고
두눈에는 대들보요 주둥이는 찢어졌네
그러고도 남말인가 그러고도 고개든다
몸부림스 애통하고 방통하여 눈물난다

이런세상 싫다하여 다른세상 갈수있나
어찌하여 시공간이 이다지도 막혔을꼬
뻥뻥뚫고 가고싶네 멀리멀리 가고싶네
가도가도 있을꺼나 여인천하 있을꺼나

없는줄을 뻔히아니 그것부터 한이로세
그렇다면 할수없네 세상고쳐 사는밖에
키질하듯 부쳐대고 방아찢듯 짖이겨서
옹기빚듯 주무르고 나물하듯 다듬세나

이렇게도 빚어보고 저렇게도 빚어보세
떡주물듯 주물러서 새세상을 만드세나
옴팍하게 만들어서 다정하게 써더보고
풍덩하게 만들어서 호방하게 써더보고

죽으면은 썩을육신 아껴쓰면 무엇하고
몸사리고 단장한들 늙을육신 막을텐가
있을적에 나눠쓰고 힘있을때 일을하세
쇠진하여 못쓸적에 그때가서 쉬어보세

이몸죽어 흙이되고 이몸썩어 거름되면
어느핸가 봄이되어 꽃과나비 화하리라
작은풀잎 작은동물 밑거름이 되겠거니
살아생전 힘있을때 쌔빠지게 일해보세

몸부림스 요동하면 하늘에서 눈이오고
몸부림스 치를떨면 폭풍우가 밀려오네
자연으로 살아가며 자연으로 돌아가세
모든욕심 버리고서 더불어서 살아가세

그것만이 내세상야 그것만이 희망일세
둘러보면 우리같은 몸부림스 많고많네
천상천하 유아독존 틀린말은 아니지만
똑같은이 많은세상 그것만이 세상일세

우리같이 손을잡고 마음같이 부여잡고
재밌고도 신명나는 몸부림스 세상같이
몸부리며 살아가세 몸부리며 같이가세
울면서도 같이살고 웃으면서 같이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