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사람을 만나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였었다.
말하기 좋아하는 나는 임자를 만난것처럼
봇물터지듯이 그날 그날 내게 일어났던 얘기를
그 사람에게 글로써 말하기 시작하였다.
한달남짓동안 많은 이야기를 한것 같았다.
그동안의 나는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사실에 신이 났었고 하루의 시작과 마침을
물만난 고기 마냥 그사람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라는게 주고받는 묘미가 있어야 재미가
있는게 아닌가. 하루에 일어났던일,(친구를 만났다던가
어딜 놀러갔었다던가,등등) 그런 잡다한 얘기를
저녁에 남편과 오손도손 얘기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우리 남편,
내말이 나오기 무섭게 여자들이 쓸데없이 돌아다닌다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린다.그러니 자연히 다음말은 아예
'논스톱'이다. 일상적인말만 하면 된다.남편에게는..
뉴스에 관한말도 뭐라 얘기하면 '당신이 뭘안다고 그러냐'
매사가 그런식이다. 너무 잘나서 그런가??
그러니, 남편과의 대화는 자연히 '얘들은 어떻고,집안친척일.
누가 왔다갔다'는 그런 아주 의례적인 얘기만 하면 끝이다.
전형적인 경상도 남편? "아~는?,묵자, 자자"
그러다가 우연히 메일을 주고 받는 한사람을만났다.
나는 내말을 들어주고 답해주고...
편안한 한 남자를 어느새 내 생활의 일부분으로
끌어들이게 되었다.(말이 좀 이상하네)
어쨋든, 날이 갈수록 그사람으로 인하여 하루의 시작이 즐거웠고
받아주지 않는 남편에게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50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사랑이 싹틀줄 상상이나 했을까.
점차 그사람에 대한 내 감정은 걷잡을수 없는
상태로 가기 시작하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시작은 이게 아닌데... 그런데, 갈수록 사랑은 더 깊어진다.
이렇게 빨리 내가 허물어 지다니. 바보같이 이렇게 쉽게
사랑에 빠지다니.. 어제부터 메일을 끊었다.
당분간 나를 추스려야겠기에.. 근데, 하루종일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여 나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였고,포도주도 한잔 가득 마셔보기도하였지만 웬 눈물만 나오는지..정말 주책이다.
그시람에게서 메일이 1통 2통 3통까지 온걸 바라만 보고는
아예 열지를 않았다. 열어보면 난 여지없이 무너질꺼니까.
하루를 참기가 너무 힘들어, 아니 누군가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
미칠것만 같아 여기서나마
주절주절 떠들어 본다.조금은 마음이 풀리는것 같다.
오늘도 그사람을 외면하면서 밖으로 나갈 궁리를 해본다.
나는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봅,바ㅗ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