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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34

짠~~하네요..


BY 장아뜰 2001-02-15

아까 오전에는 비가오더니..
오후가 되면서 눈이 온다...

"아이~ 우리 신랑 출근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눈이 많이와~~"
우리 신랑은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이다..
그걸 우린 주간,야간근무라고 말한다.
우리 신랑 오늘 야간 근무다.

항상 밤이 오면 난 남편에게 미안하다.
내가 뭐 잘못해서도 아니고..
저녁 식사 준비가 부실해서도 아니다..
왜냐하면 곤이 잠든 신랑을 깨워야 어둠 속으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난 조금 있으면 이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들건데..
난 지금 그 따뜻함속에 행복해 하는 그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야~~일어나."
몽롱한 목소리로 "으~~~~~ 알았어..."
"근데 눈 데게 많이 왔다."
우리 신랑 "체인 채워야되?"
글쎄 채워야 될껄..

폭탄 맞은 머리를 하고 부시시 일어난다.
차려 놓은 밥을 열심이 먹는다
먹으라고 해도 자고깨선 난 못 먹을 텐데..
한 숟갈 한 숟갈이 힘겨워 보인다.
신랑 속으론 이런 마음이겠지....
("먹어야 가서 일을하지")
마음이 언짢다..

그 마음 감추며..
신랑 씻을 동안 얼른 나가서 차에 눈 쓸어 줘야지..
빗자루 들고 나가는 날 신랑이 막아선다..

"내가 할께 그냥 둬.."
속으로 난 "이렇게 라도 해야 내가 덜 미안하지"

끝내 옷입고 나서는 신랑뒤를 ?아나가 성심껏 차에 눈을
치워주고 같이 체인도 채우고 옷깃 한번 만져주고 목도리
로 목을 잘 여며주고 "잘 다녀와~~ 조심하구~~"
우리신랑 "들어가 추워" (우리신랑 참 착하다)

아파트를 빠져나가 큰 도로에 진입하는 신랑 차를 보내고
들어와 짠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혼자 난 위로한다.
내가 돈벌라고 일부러 이밤중에 춥고 힘겨운 곳으로 내보낸거
아니니까 너무 속상해 하지 말자구..
........그래도 난 속상하다..

이제 아이들 재우고 주방정리하고..아버님 자리 봐드리고..
신랑 없는 침대로 들어가야 한다..
그 포근함이...그 따뜻함이
난 오늘 밤 사무치게 속상하다...

내일 아침이 빨리 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