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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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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 / 톰 행크스의 열연


BY 후리랜서 2001-02-13

다국적 항공택배회사 '페덱스'에서 일하는 척(톰 행크스)은
'시간을 낭비하는건 죄악'이라며 1분 1초도 빨리 뛸것을
직원들에게 채근하는 사람이었다.
사랑하던 여자와도 시간에 쫓겨 제대로 사랑을 나눌수 없었던 그는
어찌보면 시간의 노예가 아니었을까?

일 중독자인 그가 물류(페덱스) 항공기와 함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무인도에 표류된다.

무... 인... 도...
그야말로 속수무책의 원시 공간.

'페덱스' 소포물이 그에게 떠내려 와서
의,식,주를 해결해 가는데 인류 진화(?) 과정이
기발한 방식으로 재현된다.
피겨 스케이트 날은 코코넛을 자르는 칼로,
망사 치마는 어망으로,
배구공은 훌륭한 말 벗으로...

자기 피(血)를 찍어 배구공에 얼굴모양을 만들어
'윌슨'이라는 이름으로 대화를 나누며 고독감을 견디어 내고,
사고나기 전, 캘리(헬렌 헌트)가 건네준 회중시계(그녀의 사진이
들어 있음)로 목마른 그리움을 간직한 채 그를 연명하게 한다.

4년여...
지루하고 고독한 시간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배를 만들어 '윌슨'과 함께 목숨을 건 항해를 시도해
결국 구조를 받는데, 그곳에서 '윌슨'을 잃게 된다.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손이 안 닿았어" 하며
뗏목위에 누워 통곡하는 장면은 길게 가슴을 짓누른다.
그에게 유일한 돌파구였던 대화 상대 '윌슨'...
지켜보는 '윌슨'의 시선에 힘입어 불을 지펴 내기도 하는데,
생명체는 아니었지만 단지 배구공에 불과했겠는가!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돌아왔지만,
캘리는 이미 다른 남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
4년동안 사투를 벌였던 시간과의 전쟁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간다.
누군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랴!

'시간'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
그 지긋지긋한 '가벼움'에 대해,
갑자기 寒氣와 眩氣가 한꺼번에 몰려 들었다.

영화의 마지막,
그는 교차로(무려 네개의 길이 있다)에 서지만...
갑자기 길을 잃은것처럼 보이는건 왜 일까?

'세상의 끝'에 서보면...
다시 돌아 오는 길이 반드시 있음을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