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초장님 글 읽고서 한참 웃었습니다.
제 동생도 푸른초장님 아드님과 같은 학교 다녔습니다.
학년도 같지요. 이번에 졸업했으니까...(청주세고..맞죠?)
후후~ 잘하면 아는 사이일지도??
저한테 남동생이 둘이있는데 둘다 세고출신이지요.
그학교는 무슨 엽기 학교 같아요...
그애들 말들으면 정말 코미디 입니다.
남자애들은 일기장을 책상위에 버젓이 올려놓고 돌아다녀서...
후훗~ 쉽사리 훔칠수 있었지요.
과거에 봤던 일기 몇개를 옮겨옵니다.
(하도 열심히 훔쳐봐서 토씨하나 빼지않고 싹~다 외웠습니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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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애덜이 고등학교 들어오더니 완존히 다 바꼈다.
공부도 안하던 것들이 공부한답시고 졸면서 앉아있다.
나까지 불안해 진다. 어쩔수 없이 나두 공부하는 척 한다.
엄마랑 누나는 맨날 나보고 머리 좋댄다.
(물론 형은 절대 아니다. 형은 나만 보면 이유없이 패댄다.)
하지만 내가보기엔, 난 머리가 나쁘다.
그래도 욕심은 있다.
[다음주 월요일]
지난주에 짝궁이 바뀌었다. 이번짝궁은 재수엄따.
옆에 앉아서 자습시간마다 엠씨 스퀘어 쓰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을때는 그놈이 되게 열심히 공부하는줄 알았는데..
짝궁되고 보니 엠씨스퀘어 뒤집어 쓰고 맨날 자빠잔다.
[화요일]
***(짝꿍)의 엠씨스퀘어가 탐난다. 그넘은 나보다 성적이 좋다.
나도 그거만 있으면 공부 잘할것 같다.
애새끼 싸가지 없이 빌려달래도 안빌려준다.
자빠잘꺼면 나나주지...
[목요일]
미친다.
짝꿍넘이 자습시간에 거품물고 뻗었다.
엠씨스퀘어 쓰고 바닥에 대자로 뻗어서 거품물었다.
팔다리도 막 떨었다.
엠씨스퀘어는 허약한 놈이 쓰면 간질 일으킨단다.
이젠 그거 줘도 안쓴다.
불쌍한 넘...
동작빠른 담탱이가 뛰어오더니 가만 놔두랜다.
간질일으킬때 건들면 안?쨈袂?했다.
담탱이 말대루 가만 놔뒀더니, 몇분뒤에 멀쩡하게 일어나서 의자에 앉았다. 방금전에 자기가 뭔꼴을 보였는지 모르는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쪽팔려서 그러는지 알수가 없다.
애덜 모두 모른척 해줬다.
[금요일]
***(짝꿍)이 오늘 처음으로 엠씨스퀘어를 안갖고 왔다.
이제부턴 안쓰려나보다. 잘생각했다.
근데 그넘이 오늘은 영양제를 들구 왔다. 할건 다한다.
깡통에 보니까 수험생에게 좋다고 써있었다.
치사헌놈 인거 일찌감치 알아봐서, 이번엔 달라고도 안했다.
혹시 모른다. 저거먹고 또 거품물지도...
근데, 왠일로 그넘이 하나 먹으라고 줬다.
한알 먹었더니 왠지 머리가 잘돌아가는것 같았다.
이놈도 알구보면 괜찮은 놈일지도 모르겠다.
불쌍한 일도 겪었으니까 앞으로 잘해줘야겠다.
이상입니다. 남자애들...정말 단순 하지 않습니까? 후훗~~~
제가 이 일기 훔쳐보고...모르는척~ 그냥 영양제 한통 사다줬지요.
무진장 좋아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