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주당
"딸꾹~ 잇잖여~ 거시키...
두번째 주당
"그래? 난 말야~ 딸꾹~
세번째 주당
"하하! 자네들이 그렷어? 난 말이쥐~ 딸꾹~
네번째 주당
"난 아주 난처한 일이 생겼어.
다섯번째 주당
"그려? 자네들이 그렸단 말이쥐? 흐흐흐...난 말여.
내가 한날은 술을 디립따 마시곤,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마리야~
딸꾹~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린 것 가터.
걷기가 힘들어서 쪼매만 쉬엇다 가야쥐~ 함서 살째기 길가에 앉았다가 인났는데...
눈떠 보니 아침이더군..."
집에 어캐 왔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우째우째 왔어. 딸꾹~
신발벗고 양복 벗어 옷걸이에 걸고,
베개베고 반듯하게 누워서 잤는데 말야. 딸꾹~
눈떠보니, 전신주에 양복이 걸려있고,
한쪽 옆에 얌전히 구두가 놓여 있고,
쓰레기 봉투가 머리맡에 있더군...딸꾹~"
집에 가려면 다리를 하나 건너야 했어.
어허...이사람들...사람다리 말고...건너는 다리말여.
총각 때, 술 한잔 걸치고 집엘 간다고 다리를 건너는데 말야.
그 넘의 다리를 고무줄로 늘였는지 다리가 줄질 않는거야. 딸꾹~
혀서, 쬐끔 앉았다 가야쥐~ 함서 다리 난간에 기대고 있었거든?
헌디, 눈을 떠보니 울 집 인거 있지?
내중에 알고보니,
울 부모님이 외출을 마치고 귀가길에 다리를 지나가시다가,
술을 마셔도 곱게 마실 일이지,
대체 어떤 넘이 저리 웅크려 자나 싶어 지나치다가
입고 있는 옷이 눈에 익어 살펴보니, 자신들의 분신인거야.
짐짝 끌듯이 질질 끌고 집으로 왔다는군...딸꾹~"
그 일 때문에 지금도 아내와 침묵 중이야.
모처럼 부부동반으로 성당엘 갔는데 말야.
신부님도 계시는 자린데, 그날따라 술을 자꾸 권하길래 마셨지.
나, 필름끊기면 항우장사 되능거 알지?
얼큰하게 취해서 노래방간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은 끊겼다가 이어졌다, 중간중간이 기억이 통 안나!
울 집사람 그 일 이후, 집에 와서는 일체 말을 않는데,
내가 취중에 무신 짓을 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혀서 맬마다 안하던 설거지, 청소를 일 줄째 하고 있다네."
술 한잔하고 집에 들온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담날 아침에 보니, 양복 앞부분에 흙이 잔뜩 뭍은 거야.
이상타~ 이 흙이 웬 흙이지? 도통 기억이 안나는 거야.
담날! 내가 어젯밤에 걸어온 길을 더듬더듬 거슬러 가보니,
공사한다고 파놓은 흙더미에 넘어졌었고,
대문을 열어달라고 할 수 없는 주택이니까,
담 넘다가 또 넘어졌었더군.
자고 일어나니 한쪽 무릎이 이상하게 쑤신다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