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내 생애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십 년전, 이십 년전에 이만큼 감동적인 공연을 보았겠지만,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최고로 감동적인 공연이었지요.
<리체데이 공연>이요.
리체데이 공연은 러시아의 마임극입니다.
1시간 30분 동안 러시아의 광대들이 나와서
24개 내용의 짤막한 마임들을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연기해 댑니다.
그들이 연기하는 한 편 한 편의 마임을 볼 때마다,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됩니다.
얼굴은 웃게 되는데
가슴은 짠한 감동으로 뜨거워지지요.
피에로가 울면서 웃는 표정으로
인간이 느끼는 희노애락을 연기할 때면
그걸 보는 내 마음은
너무 아름다운 연기에 오히려 슬퍼질 지경이 된답니다.
지난해 첫 내한 공연에 이어 요번이 두번째 공연이었는데요,
이번 공연 역시 성공적이었으므로,
곧 세번째 공연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같이 본 초등학교 1학년 제 아들놈은
마임이 한 편 한 편 끝날 때마다,
초조한 목소리로 물어댔지요.
"엄마, 아직 끝날려면 멀었지?"
그리고 공연이 끝나자마자,
"또 보자!"고 졸랐답니다.
얼마나 대단한 공연입니까?
어른과 아이가 똑같이! 감동받은 공연이라니요!
작년 공연을 혼자 본 남편이 강추 강추하여
공연을 예매할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설마....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 몹시 죄스러울 만큼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공연이었습니다.
다음에 리체데이 공연이 있다는 말이 들리거든,
만사 제쳐놓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꼭!!! 보세요.
일생에 몇 번 안 되는 감동을 맛보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