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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키우기 9 - 처음으로 맞이하는 산타


BY 다람쥐 2000-12-25

오늘은 처음으로 우리집에 산타가 방문하였다.
며칠전부터 산타할아버지에 대해 인지시키는 작업을 했다.
"민. 24일은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이란다.생일은 축하해 주는 거지?
특별히 그날은 착한 어린이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오셔서 선물도 주신단다,
민. 엄마 말 잘 들었니?착한 아이 맞니?"
"응. 난 착해 엄마 말도 잘 듣고...."

어제부터 일찍자야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다고 달랬다.
그러나 낮잠을 7시까지 자고 일어난 민에게 일찍 자기란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정이 가까와지고 갖은 협박에 못이겨 억지로 잠이들었다.
몰래 나가서 츄리 밑에 선물을 놓아 두었다.

새벽 6시쯤 되니 눈을 버쩍 뜨고는
"엄마 아침이야? 산타 할아버지 오셨어?"
"나가보렴.오셨다면 나무 밑에 선물을 두셨겠지...."
민이는 어둠을 무서워 하는 편인데 오늘은 컴컴한 거실로 혼자 나가 보는게 아닌가..
"엄마..오셨었나봐...봐...선물이야..."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
늦게 잠든 아이 덕분에 조금 피곤했지만 아이에게 꿈을 심어 주었다는
생각이 나를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거기다 하얀 눈까지 와서 온 세상을 축하해 주는 듯 했다.
시댁으로 가는 길에 민이와 처음으로 눈 싸움도 하였다.
눈을 뭉쳐서 던져야 하는데 잘 뭉칠 줄 몰라서 아빠가 뭉쳐주고
"이거 엄마에게 던져?"하며 너무도 흥분해 했다...
아침부터 요상스런 가족이라는 눈총을 받으며
잠시동안 남편과 나와 민이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었다.

첨으로 맞는 산타....
첨으로 경험하는 눈 싸움....
다가는 2000년에 잊지 못할 좋은 기억으로 민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