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눈치가 보여서리 이리로 와서 답장 쓴답니다.
그래도 여기가 쪼까 덜 눈치가 보이는 관계루다.
제가 글을 잘쓴다는 님프님의 칭찬은 들어도 들어도 쑥쓰러운 게 사실이지요.
소설이랍시고 올리고 있으나, 그게 얼마나 불완전한 글인지 누구보다 내자신이 잘 알고 있어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것두 사실이구,
잘 쓴다는 생각은 더더욱이나 없지요.
다만, 머릿 속에서 단어들이 떠다니면서 나를 괴롭혀요.
설겆이 하면서도, 빨래 비비면서도, 도발적으로 떠오르는 시어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손이 연필로 가지요.
부유하는 그 숱한 단어들을 무시하고 살려면 푸닥거리를 해야 할꺼예요.
아마, 내 생각엔 소설방 동지들 모두 그럴꺼라 짐작 됩니다.
우린 모두 전생에 무당들이었을 꺼예요.
어쩔 수 없이 내림굿 받아야 하는 처지들....
우리 모두들 스스로의 미력한 글에 회의를 품고 부끄러워 하면서도 쓰고 있는 건
업보라고 생각하세요,간단히 말해서.
그건 누구 잘못도 아니니까 말예요.
만년 문학소녀라는 말이 왜 생겼겠습니까.
우리같은 사람들 때문이겠죠.
그리고...우리 모두 아웃사이더 아닐까요.
그러니 고도리판에 낄 생각 하덜 마세요.
그랬단 봐봐요. 내가 짭새 쫘악 풀어서리 확 덮칠테니까.
그 어수선한 틈을 타서 판돈은 내가 학실히 챙겨야지...
우린 오래전에 이미 친구였고, 앞으로도 친구일 겁니다.
님프님의 맞춤 친구 사라가. (유수진님 미안혀. 저작권 소송 걸어보드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