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와????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도대체 혹시?"
혹 그렇게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알고보면 아무 일도 아닌거 있죠.
우리가족 즉 남자1은 무뚝뚝하고 몬되보이는 경상도 토박이지만
알고보면 맴은 잘 익은 배속같이 부드러운 내 남편 올해 쉰 둘 내년이면 쉰셋.(어떤이는 날 더러 영감하고 산다고 놀리지만 어디 제 나이는 적은가요?-차츰 아시겠지만...)
남자2는 의젓하고 속 깊은 큰 아들 올해 중1 가끔씩은 말대답도 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내 부아를 지르기도 하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엄마 속을 잘 알아주는 고마운 열 네살의 피 끓는 청춘.
남자3은 아주(이 대목에 주목해 주세요.)자알 생긴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아들 고집도 세고, 어리광 대장에다 잘 삐지지만 밖에 나가면
아주 의젓하게 자기일을 잘하는 12살 둘째아들.
이렇게 세 남자와 알콩달콩,우왕좌왕,쿠당탕탕 사는 저는 마흔 일곱의
결혼 15년차 주부랍니다.
무녀독남인 남편과 만나 설흔 셋에 결혼 두 아들 낳고 살고 있어요.
15년 동안 살면서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과 또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쓰기로 했어요.
그럼 오늘은 남자1-즉 남편 얘기를 하려구요.
16년전 친구의 시어머님 소개로 남편을 만났어요.그 때 제 나이
설흔 셋, 남편은 서른 여덟 둘다 앞 뒤로 꽈악 찬 나이였지요.
(뭐하느라고 그 나이까지? 라고 물으신다면...
살다보니까.라고 말하겠어요.-어디선가 많이 듣던?
첫 만남을 대구에서 갖고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친구가 묻대요.
"어떠니?"
"글쎄, 내 짝이 아닌거 같어. (휠?이맞나,필?이 맞나.에이 모르겠다.그냥 휠로하자.우리 말도 아닌데 누가 트집잡을리 없을테니까...)
휠이 안 와."
친구는 니 나이가 몇인데 휠을 찾냐며 눈을 하얗게 흘겼지만 글쎄 내 마음이 그런걸 어쩌겠어요.
보름쯤 지나서 낯선남자(이름 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 남자가 지금 제 남편이올시다.
그 후 거의 매일 전화해서는 (나중에 결혼하고 들으니 결혼하기까지
8개월동안 전화비로 국가에 바친 돈이 기백만원 이었다고...)
첫 마디가
"빌 일 없습니꺼?"-빌기는 뭘 비나?
그래서 붙은 남편의 별명이 "빌일씨"
어쨋든 좌우지간 우리의 만남은 주우-욱 이어졌고...
대개의 경우 부부는 생김새나 성격이 서로 비슷하거나 정 반대의 사람들이 만난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후자쪽이예요.
생김새며 성격 취미까지 너무 달라요.
우선 생김새
남편은 안경끼고 호리호리한(아무리 먹어도 살이찌지 않는데 어쩌다
혹 1Kg 이라도 늘면 큰일 났다며 호들갑을 떨어 몸무게땜에 스트레스 받는 내 염장을 뒤 집어놓곤 하죠.) 한마디로 샤프한 타잎.
그럼 나는? 키도 작고 한 몸무게 하지요.
그리고 성격
남편은 꼼꼼하고,치밀하며 섬세하고 난 자칭 무지 수더분한 성격-남편은 아니라며 몹시 반박함.
또 한가지 취미
남편은 대단한 서양음악 일명 클래식 애호가-고등학교 다닐때부터 얼마전까지 음악감상실에 갖다바친 입장료 티?값이 물경 집 한채값,
그리고 대학 다닐때 만든 음악감상 써클이 올해로 30대째.
난 우리것 애호가 -판소리,탈춤,한국무용등...결혼전 국립극장을 내 집 드나들 듯 했음.
하여튼 좌우지간 쌍방간 서로 너무 다름에도 불구하고 1986년 5월에
우린 웨딩마치를 울렸습니다.
얘기가 너무 길어졌나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