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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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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의 흰머리칼이.


BY 짱아 2000-09-04

옷깃에 묻어나는 가을의 향기가 있다.
온 산천이 옷을 갈아입으려고 향기를 버리고 있다.
내 젊음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모든것을 세상으로 내 던지고 메마르고 까슬한 껍데기만 남겠지.
유난히 가을이 되면 내 가슴앓이가 심해진다.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떼만 보아도 가슴으로 울컥이는 뜨거운 물체를 주체하지 못해 안절무절 못하고.....
그 가을 난 죄인이 되어 꺼이꺼이 소리내어 밤을 지새우고 있다.
내 아버지의생신. 추석을 보름정도 앞에두고 맞이한 그날은 내가 없었다. 아니 있을수가 없었다.
어린시절, 리어카를 미는 아버지의 뒤를 난 알수없는 즐거움에 마냥 좋아라 밀고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내 부모를 원망하며 지냈는가?. ?어지는 가난으로 난 준비물과 함께 내 하고싶은 공부도 다 할수 없었고 그래도 난 내 부모를 원망하진 않았다. 커가면서 철이 들었으리라. 그러나 난 한번도 내 부모의 가슴알인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특별히 속을 썩이며 살진 않았지만 난 부모에게 살뜰한 정도 주지 못하고 시집이란걸 왔다. 시집을 와 내 자식을 낳아보니 그 부모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그렇게 내가 느끼기도 전에 내 부모의 머리색은 어느덧흰색으로 뒤덮인 한겨울이 었다. 하루하루 느껴가는 안타까움은 마음뿐일수 밖에 없었다. 내가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었기에.
세상은 우리에게 너무도 큰 고통을 주셨고 그것으로 인해 우린 친정과 발길을 하지 못했다. 내 부모의 마음은 나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셨겠지만 난 차마 갈수가 없었다.
그 흰머리칼이 나로 인해 더욱더 많아졌으리라 생각한다.
웃으며 밥을 먹어도, 웃으며 사람들을 만나도 내 부모 늙는 그 서러움에 난 요즈음 식사를 하지 못한다. 이렇게 괴로와 하는 내 마음을 벌써 내 부모는 알고 계신다. 아무렇치도 않다고 ,살다보면 그런일도 있을수 있다고 나를 위로 하시는 내 부모를 난 평생 사랑하리라. 그 흰색의 머리가 검정이 되고 또 흰색이 되는 그날도 난 내 부모를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