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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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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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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뭐길래...선물이 뭐길래...(한판승부작가님 필독)


BY 장미 2000-11-03

생각지도 않은 전화에 나의 하루가 갑자기 엉망이 된 사건........

저녁 무렵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에 이은경씨를 찾는 굉장히 도시적인 목소리.......

그래 내이름이 이은경이었지?

"전데요...."

"안녕하세요.....여기 sbs인데요....한판승부 작가입니다."

이런~

에세이방에 글쓴걸 뽑아서 방송한다더니만 혹시 내글이? 설마~아

"둘째아들 민혁이에 울트라 매니아에 대한 글하구요 매실주 얘

기 넘 재밋어요....그래서 이 두가지글로 방송하구요.....전화

인터뷰도 할 예정인데요.....내일 전화만 받아주시면 돼요...."

"예? 정말요? 예 알겠슴돠...."

전화를 끊었다.

세상에 이런일도 다있나?

내글이 책으로 출간돼서 출판기념회에 갔다온 충격에서 아직 벗

어나지도 못하고 마냥 들떠있다가 이제 쫌 차분해 질려니깐 이

게 뭔 일이여?

인터넷이란것이 참말로 음지에 있는 우리 많은 아줌마들을 양지

로 끌어 올리는구나......

와우? 신난다......

방송출현이 처음인 나는 이 기쁜 소식을 못 떠들어 입이 간질간
질.......

아줌마 닷컴에 내가 소속돼 있는 아지트들에 이 기쁜 소식을 올
렸다.

또 어디다 전화를 해야지?

갑자기 바빠진 전화기......

그때부터 우리집 전화기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대충 친한 친구와 친척들에게 전화를 한것같다....

물론 우리 식구들은 기본이구.....

근데 이거 내가 왜이러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 것이다.

민준이 학습지 바주기로 한것도 옆집아줌마가 부탁한것도 빨래

를 방방마다 널어야 돼는것도 해야될일이

잔뜩인데 도무지가 뭐부터 해야될지 허우적 거리고만 있었다.

내일 뭔 얘기를 해야하는지 도데체 무얼 해야하는지 머리속은 하

얗게 텅 비어있는것만 같았다.

진정돼지 않는 맘으로 늦게까지 컴에서 떠나질 못하고 난생처음

느껴보는 이 설레임으로 그 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도 정신없는건 마찬가지였다.

아침부터 전화기는 미친듯이 울어대고 그 통에 간신히 머리감고

준비하고 집 치우고 시간은 또 왜이리 빨리도 가는지......

오전에 다시 전화해준다고 했는데 왜 전화가 안오지?

방송이 취소됐다거나 연기됐다고 하면 어쩌지?

누가 놀려줄려고 장난친건데 혼자 이렇게 떠들고 있는거면 어떻

하지?

설마...

이렇게 노파심에 겨워 하고 있는데 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대충 민혁이가 서태지에 빠져있는얘기 서론에 넣고요 그 뒤에

민혁이가 엄마 아빠랑 술 대작한 얘기 나갑니다. 그러다가 애들

재우러 다 방으로 들어간 다음에 어째 돼었는지 얘기해주시면 됩

니다. 그리고 서태지 매니아 짓을 무얼했는지등등"

그때 옆에있던 울 민혁이의 방해공작.....

여기서도 우리 민혁이는 나보다 한술 더 뜬다.

자기도 바꿔달라캐서 작가랑 통화하고 시키지도 않은 서태지 노

래를 다 불러주고.....

"엄마랑 서태지랑 누가 좋아?"

물으니깐....

"서태지가 쪼아요...."

한다.

작가도 엄청 정신없었는데 무지 친절하게 기쁘게 받아주구 재밋

어 하기는 했지만.....

게다가 이따가 민혁이까지 바꿔 달랜다.

오메....

정신없이 끄적끄적....

뭔얘기를 해야지?

그래 그얘기지? 하며......

방송나오기로 한 시간은 2시 30분.....

동네 아짐들의 지원부대들이 그의 혹들과 같이 등장.....

그 혹들의 퍽탄 터뜨리기 시작......

여기서 빽 저기서 빽....

라디오 소리고 아줌마들 이야기 소리고 나에게 하나도 안들리고

나는 시계만 보고 있었다.

근데 어쩜 그리도 시간은 빨리 가는지......

울집에 가장 목소리 크고 말많은 민준이가 2시에 도착......

이어지는 또한번의 전쟁터.....

딴때는 친구집에 놀러가지 말래도 나를 뿌둑뿌둑 우겨 가고야 말

던 울 민준 오늘따라 친구집에좀 가서 놀다오래도 싫타는 거

다.....

아니 왜이런데니?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민준아 엄마가 아침에 얘기 했지? 이따가 방송국에서 전화 온다

구 했거든....근데 민준이가 동생들 괴롭히면서 이렇게 시끄럽

게 굴면 엄마가 어떻게 통화하겠어? 이따 녹음한거 들려줄게 친

구집 갖다와...알았지?"

"왜? 내가 지금 왜 가야 돼는데....?"

반문하는 민준이를 반강제로 보내 버렸다.

이거 모하는거야?

내가 지금.....

라디오에서 내가 나오기로한 프로가 하기전에 장장 20분동안 뉴

스가 나오고......

"너 정말 나오는 거냐? 지금 뉴스만 나온다...거기 나오는거 맞

냐?...."하는 친구의 확인전화....

"지둘려봐....나 방송국에서 전화올시간 다 됐어. 얼릉 끊어?"

조금후 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대충 다시 얘기를 들은후 전화를 들고있었다.

서수남 아찌의 '내가 누구냐고? 서수남이로구나.....'하는 정말

로 잊어먹을수 없는 노래가 나오고 내 글을 소개하는듯한 엠씨

의 맨트.....조금있다가 "하계동사는 이은경씨 연결돼 있습니

다...이은경씨?"

"네 안녕하세요 이은경입니다.."

"자 민혁이 재우기 작전에 돌입하셨는데 그 다음에 성공하셨나
요?"

뭔가 큰거를 바라는 듯한 엠씨의 강요섞인 물음....처음엔 조금

은 당황스러웠지만 떨리지는 않앗다.

자연스럽게 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차례로 얘기하고.....

민혁이의 해드뱅잉에 대해서 몇가지 얘기, 그동안의 사건......

"예 감사합니다...오늘 즐거웠습니다."

뭐야 이거 아직 반도 안끝났는데.....

해야될얘기가 재밋는 얘기 아직 더 남았는데.....

기어오르는 이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방송에 환장한 아줌마처럼 보일까봐......

후에 녹음한거 들어 보니깐 처음엔 거의 말이 없다가 나중에는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 보따리가 터지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

서 참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나중에는 아쉬워서 말을 조금이라

도 더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이지 이제 적응이 돼어서 말 할만 했는데.....

세상에 그리 짧게 끝나는것을.....

나중에는 넘 황당해 내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조차 모르겠다.

뭐 그런 얘기를 들을랴고 전화 인터뷰를 했나 싶은것이....

그냥 웃고 떠들자는 수준에 멈추고 말았다.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다음 작가에게서 전화가 다시왔다.

"재밋게 말씀도 잘하시네요. 고맙습니다. 선물 보내드릴게요......"

"선물이 뭔대여?"

"예 63뷔페권 하구여, 도서상품권, 미용실 이용권 등이 있어요.."

나는 대뜸 "63뷔페권으로 주세요...."했다.

작가는 웃으며 "그런거 정하는거 아닌데....."

"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아무거나 주세요...."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방송을 들은 사람들의 전화.....

다들 상품이 뭐냐가 제일 큰 관심사였다.

대체로 재밋었다는 반응....나는 아쉬워 하고 있는데....그만하

면 됐지 얼마나 더할랴고 하냐? 나의 욕심을 꾸짖었다.

울 신랑은 녹음돼 있는거를 듣고서는 핵심도 빼먹고 언어순화좀

하라고 날 또 꾸짓는다.

방송에 적합하지 않는 말이 많았대나?

게다가 저녁때 잠깐 들르신 우리 시아버님앞에서는

"상품이 63 뷔페권? 그럼 그거 오면 엄마 아빠 다녀오시라고 드려라...."하는것이었다.

순간 나는 놀래서 아무말도 못했다.

빈말이라도 "예 그럴게요. 두분이 다녀오세요....."했어야 하는

데 차마 나오지가 않았다.

뭣이여?

달랑 2장 오는데?

그럼 나는 모야?

뭐 어머니 아버지 드리는것도 내가 드리는거지 자기가 아무리 글

속에 출현은 한다지만 나한테 의논한마디없이 자기가 뭐 한것도

없으면서 선수를 치냐고요....

울 민혁이가 누구 닮아서 선수를 치기 대장인가 했더만 지 아빠

고만 딱.....

순간 평소에 시부모님을 내부모처럼 생각하고 잘해왔던 나라고

생각했었는데 또다른 이기적인 나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난 단순히 우리 식구 가서 먹고 올려고 했던건데.....

다른 식구들은 안중에도 없었는데.....

그러더니만 안돼겠는지....

나중에는

"아니 우리 장모님(실제로는 어머님)도 모시고 다 같이 가자...."

하는 것이다.

세상에 63뷔페권 2장 때문에 온식구가 다 가면 돈이 얼마가 깨지는거야?

63뷔페가 뭐 6,500원짜리 고기뷔펜줄 아나?

순간 나는 열심히 주판알을 머리속으로 튕기고 있었다.

손익분기점이 말이 안돼는 곳에 멈추어 섰다.

수입보다도 지출이 훨씬 더 높은곳에 링크돼 있었다.

게다가 동네 아짐친구도 자기가 제일 열심히 들어줬다고 자기랑

가야 한다고 하고 내동생 전화해서는 자기가 데려다 준다고 하고(이게 뭔 뜻이겠어요?)......

세상에 이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사건이 발생했구마이....

전날부터 정신없던 그동안이 오버랩 돼었다.

이 결과를 보자고 그토록 무자비하게 하루를 보냈단 말인가?

세상에 63뷔페 달랑 2장 가지고 참 많은 사람에게 배풀게 생겼네...

이것이 선물이 아니고 애물단지고만....

이노릇을 어찌 감당해야 한단 말인가.....

아무래도 나는 뷔페가서 맛있게 뭐 한점 집어먹기는 틀린것 같다.

간다고 해야 맘이 편하겠냐고요?

그렇다고 사방에다대고 다 떠들어 댔으니 아무일 없던거로 할수도 없고......

참말로 이 입이 왠수지....

게다가 방송나간다고 떠들어 댄거에 비하면 뭐 대단하게 나온것도 아니고....

오메 부끄러버라.

담번엔 선물 더 큰대다가 글올려봐야쥐 하는 갓잖은 욕심까지 생기고.....

참말로 방송이 뭐길래? 선물이 뭐길래?.......

이 순수하기만했던 아주매를 선량하기만했던 아주매를 이리도 걷

잡을수 없게 세속적으로 만든다 말인가?......

혹시 한판승부 작가님 이 글 보시면 지 선물 먹어서 고만 없어져

버리는 먹어도 맘 안편한 63뷔페권 말구유 도서상품권으로 보내 주세요.....

저 63 뷔페 갔다가는 체해서 제대로 소화도 못시킬것만 같애요....

도서상품권이면(혹시 만원짜리는 아니겠죠?) 나눠 가질수 있자나요.....

아무튼 한번씩 이렇듯 긴장하는것도 괜찮은 자극을 주는 생활의

활력소로 남는거 같다.

하지만 매일매일 이렇게 하라면 참 못할 노릇이기는 하다.

또한번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로 얻어지는 나의 추억의 한페이지

에 남을 사건이 이렇게 끝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