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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가슴봉(형제봉)


BY 안진호 2000-11-02

수원에는 광교산이라는 아담한 산이있다.
나는 시간나는대로 이곳을 즐겨찾는다,
집에서 가깝기도하지만, 산의 정상이 448m로 그리 높지도,낮지도 않아,등산하기에 적당하고,
특히,넓직한 주차장이 무료라서 좋고,
산입구에 있는 화장실이 "전국 화장실 경연대회(?)"에서,1등할 정도로,깔끔하고,주위의 인공폭포 분수등,조경에도 정성을 들여 등산시작부터, 기분이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산정상에는,두개의 봉우리가있어,형제봉이라 일?는다.
하나는 "형봉"이고,다른하나는 "아우봉"이다.
"봉"아래 어느곳에서 보면,영락없이 여성의 아름다운 젖가슴의 형상이다."형제봉"이라기보다 "젖가슴봉"이라는 이름이 더아름답고,어울릴법하여,나는 속으로 "젖가슴봉"이라 되뇌인다.

산길 또한어울리게,바위나 굵은 모래가 아닌 고운 흙으로 되어있어,밟히는 감촉 또한 어머니의 젖무덤처럼 부드럽다.
요즈음 처럼 낙엽이 깔린경우엔, 푸근함까지느껴 더욱 실감이 난다.

나는 이산을 오를때마다,
이봉우리가 ,생전에 고생만하시던 어머니의, 젖가슴에서,
때론 "베아트리체"나 "클라라"의 가슴으로 바뀌기도한다.
"베아트리체"나"클라라"는 ,
"단테"와"슈만"을 통하여, 위대한 문학과 예술을 남겼지만,
우리어머닌 보잘것없는 나만을, 존재케하셨다.
이 사회에서 어떤구성원의 역할을 하려고,존재하는지 회의가 들때가 종종있다.
유행가 가사처럼,"그대앞에서"뿐만이 아니고,모든사람들앞에서 작아지기만 한다.

그러나 지금도,
사랑하는 아내들은 가슴으로,
남편을 키우고(사회적 입지를),아이들을 키워내고있다.
그리하여,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는 인류의, 근원인 젖줄을 대고있는것이다.

나는 오늘도,
"형제봉"아닌 "젖가슴봉"을 오르며 생각한다.
이 두봉우리는 내게있어,
무엇으로 존재할까?
생의 마지막엔,내게 무엇으로 남을까?
어머니일까?
"베아트리체",나 "클라라"?
아니면 또 다른 "하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