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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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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음치 세사람


BY 임진희 2000-10-24

일본 말중에 길눈 어둔 사람을 방향 음치 라고 한다나.

오늘 고향 친구를 만났는데 항상 청담동에서 만나서 어디를 갈

지 방향을 정했는데 길눈에 정통한 권사 친구가 전화를 했다.

나는 가방속에 핸드폰이 들었어도 운동을 하는 시간은 물론 밸

이 울려도 내것인줄 모르고 그냥 지나칠 때가 있어서 친구 들에

게 핀잔을 듣기도 한다. 자원 봉사 한답시고 며칠 동안 운동도

하지 않은 결과가 몸무게로 확실히 나타나서 오늘은 열심히 운동

을 했다. 모임이 있어서 샤워만 하고 머리를 말리는데 자꾸 신음

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설마 하고 가방을 열어 보니

내 전화가 가방속에서 울리고 있었고 친구는 왜 이제야 받느냐고

야단 이였다. 그리고 지령이 떨어졌다. 자신은 직접 식당으로

갈테니까 우리 셋이 만나서 함께 식당으로 오라는 것이였다.

우리는 전에 두어번 그집에 간적이 있었지만 차는 한사람만 가지

고 갔고 우리들은 모두 한곳에 세워두고 차안에서 수다만 떨다

갔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친구는 ?아 올수 있을거라

며 빨리 오라고 전화를 끊었다. 한 친구는 병원에서 근무 하는데

한달에 한번 나오는 모임날은 시간을 낼수 있어서 즐겁게 만나고

있다. 우리들은 비가 내리는 길을 살펴 가며 식당을 ?아서 교

외를 달렸지만 저 멀리 곱게 물든 단풍나무는 보여도 ?아야 하

는 식당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 오학년 이반 들이다. 똑똑하고

야무진 권사 친구가 길을 늘 안내 하고 우리들은 마음 편히 따

라 갔는데 비 오는길을 이리 저리 돌고 돌아도 찰을수가 없어

길 가는 남자분에게 물어서 겨우 가는길을 ?았다. 가는 동안

그래도 미심쩍어 다시 한번 물으니 지나가는 할머니는 우리들

보다 훨씬 더 정확 하게 대답 해 주셨다. 4 키로쯤 가서 좌회전

을 하면 된다고 말씀 하셨다. 와 ! 존경 존경 보통 사람들은


저만큼 가세요. 라든가 조금 더 가세요 혹은 한참 더 가세요.

그렇게 대답을 해 주는데 할머님이 정확히 말씀해 주셔서 딱 그

지점에 가서 좌회전을 하고 그래도 안심이 안돼 다시 한번 확인

하고 드디어 ?을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식당을 반대 길

로 ?아간 것이였다. 친구는 일찍 도착 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

었다. 얘 너희들 몇번이나 왔으면서 못?으면 어떻게 하냐? 핀잔

을 했지만 우리에게 길을 물으면 그건 큰 실례라고 했잖아 .하고

응수 하며 깔깔댔다. 정말 못말리는 방향 음치다. 이미 남편에게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둘이서 외출 할때나 여행을 한때는 언제

나 얘기 하느라 길을 유심히 보지 않는다.

그래서 우스개 소리로 도망가려 해도 길을 몰라서 못갈거라며

골리기도 한다. 그런말을 들어도 별로 고깝지도 않다.

길눈 어둔 사람이 있어야 길눈 밝은 사람이 돋보일 테니까...